국제 정치·사회

"코로나 정점 찍었다" 경제 여는 美…재확산 우려도

확진·사망자 수 크게 줄어들자

트럼프 "일부州 해방을" 트윗

美 곳곳서 "봉쇄 해제" 시위도

미네소타 등 잇달아 제한 완화

"州별 상황 다르고 역량 부족 경제재개 속도전 위험"지적




미국의 일부 주(州)가 일부 업종에 한해 업무 복귀를 허용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시행한 제한 조치를 풀고 있다. 확산이 정점을 지났다는 판단과 봉쇄조치 장기화에 따른 반발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경제재개는 주지사의 권한이라고 밝혔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부 주에 경제재개를 압박하면서 경제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주별로 확산 상황이 다르고, 코로나19 검사 역량이 부족해 경제재개 속도전이 자칫 재확산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텍사스주는 20일(현지시간) 주립공원 개장, 22일 병원 진료 제한 완화, 24일 식당의 배달영업 허용 등 규제를 부분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미네소타주는 18일부터 골프장과 다른 야외활동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으며 버몬트주는 20일부터 건설·자산관리 등 일부 업종의 업무 복귀를 허용하는 내용 등을 담은 부분 정상화 계획을 발표했다. 이 밖에 알래스카주는 이번주 소매업 부문에 대한 경제 재가동 계획을 내놓겠다고 밝혔으며 뉴욕·뉴저지·코네티컷 등 3개 주는 요트 정박장과 보트 제조업자들에 대해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는 조건하에 개인적 용도를 위해 문을 열도록 허용한다고 밝혔다. 정상화를 준비하기 위해 주 정부 간 협업도 진행되고 있다. 미시간·오하이오·미네소타 등 중서부 7개 주, 뉴욕·뉴저지·펜실베이니아 등 동부 7개 주,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 등 서부 3개 주가 각각 힘을 합치기로 한 상황이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면서 경제제재 완화 움직임이 나타나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네소타·미시간·버지니아주를 지목해 ‘해방하라’는 연쇄 트윗을 올리며 경제 정상화를 압박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17일을 정점으로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크게 줄고 있다.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9일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74만명에 육박하지만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 수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17일 3만2,165명이었던 신규 확진자는 18일 2만9,057명으로 전날에 비해 3,000명 이상 줄었다. 사망자 수도 18일 1,867명으로 전날(2,528명)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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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빌 해변 재개장, 붐비는 인파  코로나19 봉쇄조치 완화로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의 듀발 카운티 해변이 재개장한 첫날인 18일(현지시간) 많은 인파로 해변이 붐비고 있다. /잭슨빌=로이터연합뉴스잭슨빌 해변 재개장, 붐비는 인파 코로나19 봉쇄조치 완화로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의 듀발 카운티 해변이 재개장한 첫날인 18일(현지시간) 많은 인파로 해변이 붐비고 있다. /잭슨빌=로이터연합뉴스


특히 미국에서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뉴욕주에서 사태가 호전되고 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17일 코로나19에 따른 신규 입원자나 감염자가 3월 하순 수준인 2,000명에 그쳤다며 정점은 물론 안정기를 지났다고 진단했다. 또 이달 들어 가장 적은 하루 540명의 신규 사망자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봉쇄조치 장기화로 인한 피로감도 일부 주가 경제재개 결정을 한 이유로 꼽힌다. 실제 가장 엄격한 자택대피령을 내린 미시간 주지사는 시위대의 저항에 부딪힌 가운데 5월1일부터 규제를 완화하는 조처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재를 일부 완화하는 움직임에도 시위는 확산하고 있다. WP에 따르면 주말을 맞아 공화당원과 극우 음모론 뉴스 사이트 인포워스 등이 미 곳곳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기업체·상점 폐쇄 등에 항의하는 시위를 조직하고 있다. ‘모든 위험에도 자유를’이라는 단체는 19일 워싱턴주 주의회 의사당에서 자택대피명령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며 애리조나주에서도 19일 차를 이용한 항의집회가 계획돼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시간과 미네소타·버지니아 등 3개 주를 지목해 ‘해방하라’는 트윗을 올린 뒤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시민들에게 자신이 반대하는 정당의 공무원들과 맞서 싸우라고 격려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경제재개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워싱턴DC를 포함한 미국 50개 주의 상황이 제각각이고 재확산에 대한 우려가 여전해 제재 전면 완화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스탠퍼드대 의학 및 역학 교수인 존 아이오아니디스 교수는 블룸버그통신에 “미국은 확진자뿐 아니라 바이러스에 면역반응을 보이는 항체들에 대해서도 적극 테스트를 해야 하는데 현재 역량으로는 불가능하다”며 “경제재개에 대해 낙관적이고 싶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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