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학에 따른 일선 학교의 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정세균 국무총리가 전국 학교가 순차적으로 등교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교육부가 정상 등교를 위한 준비작업에 돌입했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한자릿수대로 떨어지는 등 학생들의 집단감염 우려가 줄고 있어 이르면 5월부터 등교가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레 제기된다.
19일 정 총리는 정부서울청사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등교와 개학의 경우 전반적 상황을 보며 순차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교육부에 구체적인 의견 수렴과 세부 논의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그간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국 초·중·고교 개학은 네 차례 연기됐고 순차적 온라인 개학이 결정되면서 초등 1~3학년을 제외한 학생들은 현재 원격수업을 받고 있다. 고3과 중3학년이 지난 9일에 개학했고 고1~2학년, 중1~2학년, 초4~6학년은 그로부터 일주일 뒤인 16일에 개학했다. 20일 초1~3학년이 개학을 앞두고 있다. 유치원 개학은 무기한 연기됐다.
정 총리가 순차적 등교를 언급하면서 이르면 5월 초부터는 등교가 가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50명 이하인 상황이 일주일 이상 지속하면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첫 확진자 발생 이후 61일 만에 8명을 기록하며 10명 아래로 내려갔다. 온라인 개학으로 교육현장 전체가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등교와 개학을 논의할 여건은 충분히 갖춰졌다는 분석이다.
전날에는 교육부가 다음달 고3부터 순차적으로 등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초·중·고 학생의 등교 개학 시기와 방법에 대해 어떠한 결정도 하지 않았다”며 “감염병 전문가의 자문과 질병관리본부 등 보건당국과의 협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보고 등을 거쳐 등교개학의 시기와 방법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총리가 순차적 등교를 주문하면서 교육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조만간 개학 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정 총리는 “현재 수준의 안정적 관리가 계속 이뤄진다면 5월 6일부터는 ‘생활 속 거리두기’로 이행하겠다”고 밝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 일선 학교에서 등교와 개학이 가능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싱가포르에서 지난달 23일 등교를 전격 결정했다가 집단감염이 이어지자 온라인 가정학습 체제로 전환했던 전례에 비추어 정상적인 등교와 개학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지난 16일 싱가포르 확진자가 최근 한 달간 14배 증가한 점을 지적하며 “안정된 상황에서 학교의 물리적 개학을 실행했다가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싱가포르의 사례를 분석하고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