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수에서 전남 제1의 도시가 된 것을 계기로 생태경제도시 조성전략인 ‘3E 프로젝트’를 통해 순천이 가진 강점인 교육·생태 자원 경쟁력이 경제 활력 제고로 이어지도록 하겠습니다.”
허석(57·사진) 순천시장은 19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비록 뜻하지 않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춤하고 있지만 지난달 말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인구통계에서 순천시가 전남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로 올라섰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인구 28만여명의 순천시는 판·검사 임용자 배출 도시에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인적 자원이 풍부한 ‘교육도시’를 자부해 왔다. 여기에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 절벽’ 시대에도 순천시의 지속적인 인구 증가세는 도시 경쟁력을 보여주는 또 다른 지표다. 2011년 27만2,200명이던 순천시 인구는 지난해 27만9,600명으로 소폭 증가한데 이어 올 들어 28만명을 넘어섰다. 큰 폭의 증가세는 아니지만 다른 지역 중·소도시들의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민선 7기 ‘새로운 순천, 시민과 함께’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출발한 허 시장은 ‘창조적인 파괴’를 통해 순천을 새롭게 디자인하겠다는 각오다. 대표적인 사업이 교육(Education), 생태(Ecology), 경제(Economy)에서 앞 글자를 딴 3E 프로젝트다. 허 시장은 “순천시의 우수한 교육 여건과 생태환경의 강점을 살려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경제 활력이 다시 교육과 생태로 선순환 하는 게 순천시만의 차별화된 지속가능한 도시발전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취임 전부터 ‘생태가 밥 먹여주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역설적이게도 순천은 생태가 도시를 먹여 살리고 있다”며 “인구와 관광객, 순천만 습지를 찾는 겨울 철새까지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며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도시는 전국에서 순천시가 유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 시장은 2023년 유치가 확정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도 시민이 주도하는 박람회로 추진해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10년 만에 다시 열리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도시 전체를 거대한 정원으로 재탄생시켜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겠다는 비전을 제시해 유치할 수 있었다”며 “순수 시민의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부족한 부분만 관에서 보조하는 방식으로 치르겠다”고 말했다.
10년 전 국가정원박람회로만 장소가 한정된 것과 달리 한평정원 페스티벌과 천만그루 나무심기 등을 통해 도시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정원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또 도심에는 호남권 최대 창업보육센터와 순천글로벌웹툰센터를 조성하고 남해안권 발효식품산업화지원센터 건립, 천연물 바이오 특화 농공단지 조성, 어촌뉴딜300 사업과 연계한 와온·화포 해양생태관광벨트 조성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허 시장은 “2023년 박람회를 통해 순천은 대한민국 생태수도를 넘어 독일의 프라이부르크와 일본의 기타큐슈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인 생태경제도시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 시장은 순천시가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선정된 2020동아시아문화도시 교류사업이 코로나19로 중단된 데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났다. 그는 “올 상반기부터 한·중·일 3국 개막식과 문화교류 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려 했으나 코로나19로 잠정 연기한 상태”라며 “동아시아문화도시는 단발성 행사가 아닌 1년 내내 이뤄지는 사업인 만큼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준비했던 교류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극복을 위해 ‘순천형 뉴딜정책’도 추진한다. 먼저 1만5,000명의 일자리 창출 종합계획을 마련하고 자체사업으로 순천형 ‘청년 맥가이버’ 정착지원 사업과 ‘콘텐츠 리쇼어링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허 시장은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자급자족도시를 위한 로컬푸드 체계화, 지역사랑상품권 활성화, 조례동 조은프라자 정상화 방법 등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순천=김선덕기자 sd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