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지난주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봉쇄 조치 완화에 따른 경제 재개 기대감과 치료제에 대한 기대로 큰 폭 올랐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지난 한 주 2.21% 올랐다. S&P 500 지수와 나스닥은 각각 3%, 6.1% 가량 상승했다.
시장은 경제 재개 가능성과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경제 재개를 여러 차례 언급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미국의 재개’라고 명명한 3단계 경제 활동 정상화 지침을 발표했다. 구체적인 재개 시점을 제시하지는 않았고, 최종 판단은 주지사에게 달려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에 고무적인 효과를 보였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치료제 등장 기대도 급부상했다.
미국의 의료 전문 매체인 STAT뉴스는 시카고대 연구진이 환자들에게 렘데시비르를 투약한 결과 대다수가 발열 및 호흡기 증상이 빠르게 회복돼 1주일 이내에 퇴원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효과적인 코로나19 치료제가 나올 경우 상황이 빠르게 반전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채권시장
지난주 미국 국채가격은 코로나19 치료제와 경제 재개 이후 더 빠른 회복 기대 심리가 커지면서 하락했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지난주 6.7bp(1bp=0.01%) 내렸다. 특히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지난 한 주간 2bp 하락했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계속되는 국채 매입도 큰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국채수익률이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케빈 기디스 수석 채권 전략가는 “국채가 다른 시장을 주도한다는 면에서 최근 국채수익률 하락은 주식 투자자들이 이번 회복에 대해 너무 낙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지표”라고 지적했다.
시포트 글로벌 증권의 톰 디 갈로마 국채 트레이딩 매니징 디렉터는 “여전히 국채는 헤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안전자산으로 수요는 여전히 증가하고, 아직 숲에서 확실히 벗어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ING의 분석가들은 “이번 주에는 시장 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되고 있다는 정도의 희망을 줬다”며 “경제적 기대도 마찬가지라고는 할 수 없으며 여전히 경제는 확고하게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환시장
지난주 달러 가치는 코로나19 치료 가능 기대감에 위험 선호가 높아지며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지난주 0.29% 올랐다. 웨스턴 유니온 비즈니스 솔루션의 조 마님보 선임 시장 분석가는 “위험 심리가 더 강해지면서 달러 랠리에 브레이크가 걸렸다”며 “코로나19와 관련된 모든 것에 시장의 민감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달러 안전 베팅이 줄었고, 주가가 급등했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낙관론을 지속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기껏해야 달러 하락이 일시적인 것으로 드러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분석가들은 “코로나19 불확실성 지속, 글로벌 침체 우려 등으로 안전피난처 달러 수요가 계속돼 몇 주 동안 달러가 강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연준의 달러 유동성 제고 대책으로 글로벌 자금 압박이 완화했지만, 현재 달러 수요는 여전히 위험 심리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원유시장
국제 유가는 지난주 수요 급감 우려에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주 20% 내렸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수요 둔화에 따른 원유 초과 공급 우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1·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 6.8%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 8% 감소보다는 양호했지만, 관련 통계가 발표된 이후 첫 역성장을 기록했다.
세계 최대의 원유 수입국 경제 부진은 원유 수요 감소 우려로 직결되는 요인이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초과 공급에 대한 우려가 지속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벨란데라 에너지의 마니시 라즈 최고재무책임자는 “OPEC+의 감산과 G20의 자발적 생산량 감축 등은 모두 점진적이고, 미래의 일”이라면서 “수요의 붕괴는 지금 당장의 현상이고, 현재 생산되고 있는 원유는 수요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간전망(4월 20~24일)
이번 주 뉴욕증시는 미국 등의 경제 활동 재개 가능성을 주시하는 가운데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조심스럽긴 하지만 경제 활동의 점진적인 재개가 가시화하면서 투자 심리가 다소 회복된 상황이다.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주요 경제지표들은 여전히 시장의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다.
미국의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도 여전히 핵심 변수다. 지난 11일로 끝난 주간까지 4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는 사상 최대인 2,200만 명에 달했다. 신규 실업자 증가 폭은 다소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지난주의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 전망치는 410만 명이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 경제권의 4월 제조업 및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발표된다. 미국의 3월 내구재수주 지표도 중요하다. 기업들의 투자가 얼마나 위축됐을지 엿볼 수 있을 전망이다.
기업들의 1·4분기 실적 발표도 속도를 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포함 기업의 약 5분의 1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델타 항공과 사우스웨스트 항공 등 코로나19의 피해가 극심했을 항공사 실적이 대기 중이다. 베이커휴즈 등 같은 에너지 업체의 실적도 발표된다. 넷플릭스와 IBM, 인텔,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코카콜라,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 업종별 대표 기업 실적도 이어진다.
전반적인 실적 전망은 밝지 못하다. 레피니티브 집계에 따르면 1·4분기 순익은 전년동기 대비 14% 이상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순익 전망치는 갈수록 떨어지는 중이다.
시장은 부진한 실적 자체보다는 기업들이 내놓을 향후 경영 환경에 대한 진단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전망(가이던스) 자체를 내놓지 못하는 기업도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