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미래통합당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23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내놓은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고소득층 자발적 반납 유도’ 방안에 대해 “나라를 협찬받아 운영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부 운영을 시민단체 운영하듯이 하는 것 아닌가’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국채를 발행해서 국민들에게 지원금을 나눠주고, 또 기부를 받아서 그 부분을 충당하겠다는 것은 정상적인 국가 운영 방식이라고 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당정은 4인 가구 기준 100만원의 ‘코로나 긴급재난지원금’을 소득 하위 70%가 아닌 전 국민에게 지급하되, 고소득층은 자발적으로 이를 수령하지 않도록 유도하고, 이를 기부금으로 인정해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마련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비상시국이라 해서 헌법과 법률에서 한 번도 상정하지 않은 그런 방식으로 운영을 할 필요는 없는 것”이라며 “현재의 세법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180석이나 얻은 민주당이 뭐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데, 그래도 법은 법이고 나라 운영 방식은 정상적인 방식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보다 훨씬 더 잘 사는 분들이 많은데 왜 내가 나라에 돈을 내야 되냐’며 안 낼 수도 있다”며 “국민을 그렇게 갈라서 나라에서 요구했는데 안 하면 나쁜 사람 취급하는 것은 올바른 방식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기부를 유도하려면) 소득 상위 30%를 가려내 ‘당신은 30%에 속하고, 국가에서 돈을 주더라도 나라에 다시 돌려줬으면 좋겠다’라는 절차를 거쳐야 하고, 그분들이 그걸 수긍해서 기부한다는 전제에서 이런 내용을 들고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앞서 황교안 전 당대표가 1인당 50만원씩 지급하자고 공약을 내세웠던 것에 대해서는 “말 바꾼 게 아니”라며 “그때는 지금 쓸 수 없는 예산이 많을 테니 100조원을 (예산) 항목조정을 해서 그중에서 전 국민에게 50만원씩 나눠주자는 거였다. 이렇게 봉이 김선달 식으로 국채를 발행해 돈 나눠주자고 한 적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