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들이 고등학생들에게 전국연합학력평가 시험지를 학원에 와서 풀도록 권유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등교시험 불가를 결정했지만 학원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을 무시하고 학생들을 모집하고 있다.
23일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에 따르면 일부 사교육 업체가 학력평가를 학원에서 치르면 감독해주겠다며 고교생들에게 학원에 모여 단체응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 시험을 주관하는 서울시교육청은 코로나19 우려로 등교시험 대신 ‘드라이브 스루’나 ‘워킹 스루’ 등으로 학교에서 시험지를 배부해 학생들이 집에서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했다. 또 교육청 홈페이지와 EBSi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시험지를 제공해 학교를 방문하지 않고도 응시할 수 있게 했다.
일부 학원들은 현장감을 느끼면서 학력평가를 볼 수 있게 해주겠다면서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학원 현장시험을 권유하고 있다. 학원들은 블로그, 맘카페, 휴대폰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단체응시 신청 학생을 사전모집하는 광고를 내고 있다. 일부는 서울시교육청에서 만들어낸 학력평가시험을 학원에서 보게 하면서 최대 5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받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이런 학원의 행태는 학원법을 위반한 것으로 적발 시 등록말소 등의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교 정규 수업시간에 학생을 모집해 학원에서 학력평가를 관리·감독해주는 행위는 등록된 교습과정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학원법 위반이다. 또 학력평가 응시료를 받는 경우에는 교습비 초과징수에 해당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장점검 및 온라인 모니터링을 통해 관련 위법행위 적발 시 등록말소나 교습과정 정지 및 폐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비슷한 수순이 예상되는 스터디카페에 대해서도 단속 계획을 밝혔다. 교육부는 “스터디카페는 학원법 적용 대상은 아니지만 신고가 접수된 교육청을 중심으로 학원과 동일하게 단체 시험 실시 여부를 단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