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이탈리아가 올해 2차 세계대전 이래 최대 규모의 국가 부채를 떠안을 것으로 전망된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경제·재정 계획(초안)’을 통해 올해 국가 부채 목표를 국내총생산(GDP)의 155.7%로 설정했다. 이는 지난해 134.8% 대비 20%포인트 이상 상승한 것이다. 이 수치가 현실화한다면 2차대전 이래 최악의 국가 부채를 짊어지게 된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탈리아의 부채 비율은 현재도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9개국) 내에서 그리스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이탈리아는 전후 이후 1990년대 초반부터 줄곧 세자릿수의 국가 부채 비율을 기록해왔다.
코로나19의 경제적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지출 확대로 올해 공공재정 적자 규모 역시 GDP 대비 10.4%까지 치솟을 것으로 이탈리아 정부는 내다보고 있다. 이탈리아는 지난해 12년 만에 가장 낮은 1.6%의 재정적자 규모를 달성한 바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외출 제한 및 비필수 업소·사업장 폐쇄 등 강도 높은 봉쇄 조처를 시행 중인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달 250억 유로(약 33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내놓은 데 이어 이달 말 500억 유로(약 67조원) 규모의 2차 부양책 도입을 예고했다. 이탈리아 정부가 경제·재정 계획을 통해 내놓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8.0%다.
분기별로는 1·4분기에 직전 분기 대비 -5.5% 수축하고, 봉쇄 조처의 경제적 손실이 본격화하는 2·4분기에는 -10.5%까지 급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코로나19가 상반기 중 통제권 안에 들어온다는 전제 아래 3·4분기 9.6%로 급반등하는 데 이어 마지막 분기도 3.8%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하반기 경제가 예상보다 더디게 회복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할 경우 올해 GDP 성장률이 -10.6%까지 하락하고 내년에도 2.3%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곁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