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무기한 연기됐던 주요 국가 공무원 시험 일정이 정해지며 수험생들도 분주해지고 있다. 서울 노량진 등의 학원가는 고시 준비생들로 북적였고 대학 도서관에도 자리를 잡으려 줄지어 기다리는 모습도 연출됐다.
지난 24일 점심시간에 노량진 학원 인근의 식당가는 수험생들로 가득 찼다. 주요 국가공무원 공채 시험 일정이 확정되고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휴원했던 학원들이 강의를 재개한 결과다. 점심시간이 되자 학원에서 우르르 나온 준비생들은 인근 식당으로 하나둘 들어갔다. 고시생들이 주로 찾는 한 뷔페형 식당에는 앉을 자리가 부족해 다닥다닥 붙어 식사를 하기도 했다.
국가공무원 공채 일정은 무기한 연기돼 오다 최근에야 세부일정이 정해졌다. 5급 공채와 외교관후보자 1차 시험은 5월16일, 9급 공채 필기시험은 7월11일, 7급 공채는 9월26일 시행된다. 원래 일정보다 1~4개월 연기됐다. 5급 공무원 공채를 준비하는 A(24)씨는 “그동안 시험 날짜가 정해지지 않아 기약 없이 공부를 해야 하고 학원도 개강을 하지 않아 심적으로 힘들었는데 지금이라도 정해져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대학가 도서관 앞에는 수험생들이 개관 전 줄 지어 대기하고 있었다. 앞서 고려대 도서관은 지난 22일 오후 5시까지만 운영하던 도서관을 오후 9시까지 연장 운영하며 이전에는 좌석 사용률을 25%로 제한했지만 50%까지 늘려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인회계사 시험을 준비하는 B(26)씨는 “이전에는 저녁을 먹기도 전에 도서관이 문을 닫아 자리를 옮겨야 해 집중하기 힘들었는데 이제 한 자리에서 오래 공부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아직 일정이 정해지지 않은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이날 학원가를 찾았다. 교원 임용고시 등의 시험은 정확한 일정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노량진에서 고등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C(25)씨는 “임용고시 수험생들은 시험이 통상적으로 수능 2주 후에 시행돼서 그 날을 시험일자로 생각한다”며 “이번에는 수능 일정이 밀려 임용고시도 같이 연기될지 여부가 불확실해 준비생들 사이에 혼란이 있다”고 밝혔다.
수험생들은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학원과 학교 도서관에 사람이 몰리는 것을 걱정하기도 했다. C씨는 “학원에서 최소한의 방역대책은 마련했지만 사람들이 많이 몰리다 보면 엄격하게 지켜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직 공무원을 준비하는 D(25)씨 또한 “사람이 많아지며 코로나19 위험성이 높아졌다는 건 알지만 수험생이라는 입장 때문에 학원에 가고 공부를 하는 등 생활패턴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