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8일 종합편성채널 채널A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앞서 MBC가 제기한 ‘채널A-검사 유착 의혹’에 대한 강제수사를 개시한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정진웅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에 있는 동아일보 사옥 내 채널A 본사 등지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이모 기자의 신라젠 의혹 취재 관련 자료들을 확보하고 있다.
검찰은 채널A 보도본부 책임자에게 압수수색 취지와 방식 등을 설명하고 오전 9시30분께부터 영장 집행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채널A 본사 외에도 이모 기자 등 취재에 관여한 회사 관계자의 주거지 등 모두 5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내부 보고 문건이나 녹취록·녹음파일 등이 있는지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혹을 처음 보도한 MBC와 제보자 지모(55)씨, 유착 당사자로 지목된 검찰 관계자, 이 기자가 편지를 보내 취재 협조를 요청한 이철(55·수감 중)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의 구치소 수용거실 등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이 의혹을 풀 핵심 물증으로 꼽히는 이 기자와 검찰 관계자의 통화녹음 파일을 확보할 경우 수사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이번 검언유착 의혹은 지난달 31일 MBC의 보도로 불거졌다. 이 기자가 신라젠 의혹을 취재하던 중 검찰 고위 간부와 친분을 이용해 이 전 대표 측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 의혹을 제보하라”며 협박성 취재를 했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이 과정에서 지씨 등은 이 기자가 윤석열 검찰총장의 핵심 측근인 A 검사장과 통화녹음을 들려주며 취재 협조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지난 7일 이 기자와 ‘성명 불상의 검사’를 협박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자체 진상조사 중인 채널A 측은 이 기자의 통화 상대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MBC 보도 관계자들도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당했다. 후속 보도를 하면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측이 신라젠에 65억원을 투자했다는 의혹을 보도한 데 대해서다.
윤 총장은 이 의혹에 대해 대검찰청 인권부에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지난 17일에는 중간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서울중앙지검에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
검찰은 진상조사에서 유착 당사자로 지목된 검찰 관계자를 특정할 객관적 자료를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