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역조건이 28개월째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동월대비 2.6% 낮아졌다. 수출물량지수는 반도체 수출이 비교적 선방하면서 다소 상승했으나, 유럽과 미국 등지로 감염증이 확산함에 따라 4월 이후에는 수출이 받는 타격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자료를 보면 수출가격(-9.2%)이 수입가격(-6.8%)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28개월째 하락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 상품 1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나타낸다. 수출 상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이 줄어든 셈이다.
다만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의미하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전년동월대비 7.7% 상승했다. 수출물량지수가 10.6% 높아진 영향이다.
코로나19 영향에도 불구하고 수출물량지수가 상승한 것은 반도체 수출이 다소 선방한 덕분이다. 기계·장비, 섬유·가죽제품 등의 수출물량은 감소했으나 반도체를 비롯한 컴퓨터, 전자·광학기기 등이 15.2% 증가했다. 화장품과 의약품을 중심으로 화학제품(11.2%) 수출물량도 늘었다.
수입물량지수도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이 늘면서 전년동월대비 1.5%증가했다. 기계 및 장비 수입은 26.2% 증가했다.
4월 이후에는 반도체 효과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청이 통관 기준으로 집계한 수출은 이달 1~20일 217억2,900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26.9%(79억9,000만달러)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4월 들어 통관기준 수출액이 감소했지만, 수출물량 변화는 수출물가의 변화를 살펴봐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