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는 누구일까? 1980년대 초반과 1990년대 중반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일컫는 ‘밀레니얼 세대’와 1997년 이후에 태어난 세대인 ‘Z세대’를 합친 MZ세대는 현재 10대에서 30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현재 MZ세대는 전체 인구의 45.9%에 달하며 앞으로 한국 사회에 다른 세대보다 막강한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해마다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한 마케팅 전략들이 각 기업에서 쏟아지고 있다. MZ세대에 대한 분석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것이다. 외식업도 다르지 않다. 대학교 주변, 직장 주변 상권 할 것 없이 MZ세대의 트렌드에 발 맞춰야 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제안한 2020 외식업 트렌드 중 세가지(편리미엄, 멀티 스트리밍 소비, 그린오션)를 중심으로 MZ세대의 외식업 트렌드에 대해 알아보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19 국내 외식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20대의 외식빈도는 전년대비 월 3회, 30대는 월 0.3회 감소했다. 경제가 어려워지며 MZ세대가 외식 지출을 줄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흐름은 2020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저렴한 가격으로 가공식품을 빠르게 구입할 수 있는 새벽배송 쇼핑몰의 등장과 편의점 식사 트렌드는 MZ세대의 외식비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친다.
외식비를 줄이는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해서는 ‘편리함’이 중요하다. 이코노미 인사이트의 분석에 따르면 2016년 ‘외식’의 감성어 1위는 ‘다양함’이었던 반면 2018년과 2019년에는 ‘귀찮다’로 바뀌었다. 이는 외식은 귀찮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MZ세대의 특성을 보여줌과 동시에 외식업에서는 외식을 귀찮지 않은 것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알려준다. 실제로 최근 3년간 급격하게 성장한 배달?사전 주문 어플리케이션과 키오스크의 서비스 만족도는 각 80% 이상으로 상당히 높았는데, 만족이유는 결제의 편리성, 주문처리 시간이 짧음과 같은 ‘편리함’이었다.
MZ세대의 편리성 추구는 혼자 식사/혼자 외식 문화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 사람인의 ‘혼족 트렌드’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20대와 30대의 절반 이상이 자신을 혼족이라고 생각했으며 혼족으로 생활하는 이유로 ‘편리함’을 꼽았다. 실제로 2019년 20대 한달 외식의 45%, 30대 한달 외식의 31%가 혼자 외식인 것으로 나타나 이제 외식업에서 1인 손님 테이블, 1인 메뉴 등은 필수임을 알 수 있다.
멀티 스트리밍 소비란 SNS, 유투브 등의 채널을 통해 일상과 경험, 취향을 공유하는 문화를 통해 외식 소비 감성을 자극하고 유도하는 것을 말한다. 멀티 스트리밍 소비흐름에 맞춰 사진을 찍고 싶은 욕구인 찍심을 자극하면 소비자들의 흥미를 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찍은 사진을 SNS에 올려 소비자가 스스로 홍보하게끔 하는 효과도 낳을 수 있다.
찍심을 자극하기 위한 첫번째 방법은 비주얼을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려도 될 만큼 좋음’을 나타내는 신조어)’하게 만드는 것이다. ‘인스타 감성’을 추구하는 식당들의 음식이 이에 포함된다. 한남동, 연남동, 망원동 등 ‘힙한’ 식당들이 이에 속하는데, 연남동 대표 맛집이라고 불리는 연남취향을 예로 들 수 있다. 연남취향은 꽃 모양 그릇 등을 이용한 고급스러운 플레이팅과 감성 인테리어로 MZ세대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재미요소를 더해 메뉴개발을 하는 방법도 있다. 대표적인 예로 삼미식당이 있다. 대만에서 시작된 삼미식당은 지난 2019년 4월 강남본점을 시작으로 같은 해 7월 부산, 대전 등에 확장 오픈을 했다. 삼미식당의 시그니처 메뉴는 대왕연어초밥으로, 주먹 만한 초밥 사이즈로 인기를 끌었다. 유명 유투버들이 삼미식당의 연어초밥 먹방을 촬영해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SNS에서는 대왕연어초밥을 해시태그로 한 게시글이 2만여건 이상 업로드 됐다.
MZ세대는 친환경을 중요시 여긴다. 이를 반영하듯 환경 오염, 건강 등 다양한 이유로 MZ세대의 채식에 대한 관심도는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다. 식품음료신문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채식주의의 소셜미디어 버즈량이 4배 증가했다. 채식에 대한 긍정적인 연관어가 부정적인 연관어의 약 4배로 채식에 대한 인식은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고, 그중 채식의 필요성과 연관된 연관어(‘필요하다’, ‘도움된다’)가 전체의 약 69%로 높게 나타났다.
실제로 2019년은 ‘비건의 해’로 불릴 정도로 밀레니얼 세대의 비거니즘(동물성 제품을 소비하지 않는 생활습관)에 대한 관심도는 증가했지만 실제로 채식주의 식단은 외식업에 많이 반영되고 있지 않다. 그린오션 트렌드를 가게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채식주의 메뉴를 추가하는 방법이 있다. 실제로 롯데리아, CU 등 대기업들은 채식주의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게 식물성 고기를 넣은 메뉴를 출시해 채식메뉴가 보편화될 것임을 암시하기도 했다.
그린오션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기존 메뉴의 재료 표기가 기본이다. 페스코 채식(채식의 단계 중 하나로, 육류를 먹지 않는 채식)을 실천 중인 20대 A씨는 "채식 메뉴가 적은 것보다 채식메뉴인지 알 수 없어서 곤란한 경우가 많다" 음식 재료 표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메뉴의 소스나 국물에 고기가 들어간 경우가 많고 메뉴의 성분을 직원에게 하나하나 물어보기가 어렵다"면서 "메뉴에 어떤 재료가 들어갔는지 표기하는 것이 채식인에게 더 편리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존에 채식메뉴가 없다고 하더라도 재료 표기처럼 작은 디테일로 그린오션을 시작해야 한다.
외식업이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필요한 것은 맛, 서비스 등 기존의 기준을 뛰어넘는 브랜드 경험이다. 앞서 말한 세가지 트렌드의 의미는 곧 소비자 중심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편리한 결제와 서비스, 찍심을 자극하는 소비, 음식의 채식 가능 표기 등은 모두 MZ세대의 생활양식과 관련이 있다. 이제 외식업자의 경쟁자는 다른 외식업자가 아니라 편의점과 온라인 쇼핑몰이다. 외식업이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MZ세대의 특성에 발맞춰 가야 한다.
/양서희 썸데이 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