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노른자 재개발구역인 종로구 사직 2구역이 드디어 오는 6월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위한 총회를 연다. 서울시의 잇단 발목잡기에 조합이 승기를 잡으면서 정상화에 한 발짝 다가선 것이다.
28일 종로구와 조합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 주 사직2구역 조합에 대한 조합설립변경인가가 나올 예정이다. 이번 조합설립변경인가는 사업 정상화의 첫 단추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인가를 통해 사직2구역은 임원 변경을 승인받아 새로운 조합을 꾸릴 수 있게 됐다.
정상화 이후 조합의 첫 번째 미션은 오는 6월 총회를 개최해 지금까지 멈춰있던 모든 사안을 한 번에 통과시키는 것. 예정 안건은 관리처분계획인가 관련 사항과 시공사 교체 여부 및 조합장 선정이다. 관리처분계획인가는 재개발·재건축 인허가의 마지막 단계로, 이를 통과하면 이주와 철거가 진행된다. 사직2구역은 지상 12층, 13개 동 아파트 486가구로의 탈바꿈을 추진 중이다.
조합이 이번 조합설립변경인가를 받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해 4월 서울시 직권해제가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이 났음에도 구청에서 조합설립변경인가를 받아주지 않은 것이다. 구는 해제된 기간에 토지 등을 취득한 소유자는 조합원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이들의 동의서를 요구했다. 이에 조합은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요구했고 지난 22일 법제처가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기간 동안 토지나 건물을 사들였던 이들도 조합원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과 법제처가 조합의 손을 들어줬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남아있다. 시가 사직2구역 한 복판에 있는 ‘캠벨 선교사주택’을 매입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대법원 판결 닷새만인 지난해 4월 30일에는 선교사 주택을 서울시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했다. 이에 조합은 우수건축자산 지정 취소소송을 건 상태다.
일단 코너에 몰린 서울시도 협상에 나서는 분위기다. 시는 지난 3월 공공건축가 4명을 투입해 사직2구역의 정비 방안을 만들고 있다. 결과는 5월 말께 나올 예정이며 시는 이 방안을 가지고 조합과 협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정영미 사직2구역 조합대표직무대행은 “서울시로 인해 2017년 이후 3년 동안 사업이 멈춰섰다”며 “지금까지 지연된 것에 대한 보상으로라도 향후 인허가 절차는 빠르게 진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법원에서 서울시 직권해제가 무효판결까지 났는데, 서울시가 공공건축가를 투입해 개발 방안을 만들겠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이는 행정관청의 부당한 간섭”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