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020560) 조종사 143명이 A380 운항 자격 상실 위기에 놓이며 정부가 지원에 나섰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초대형 항공기 A380 기종의 운항이 끊겨 훈련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29일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최근 태국 항공청 등에 아시아나항공 A380 기종 조종사들이 태국 방콕에 있는 항공훈련센터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입국을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그동안 태국의 훈련센터에서 A380 기종을 운항하는 조종사들의 훈련을 해왔으나 태국 입국이 제한되며 해당 기종 조종사의 훈련도 중단됐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베트남을 경유해 태국으로 가는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에 조종사들을 태워 태국에 입국,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국토부는 다음달 초 A380 교관과 심사관 등 일부 조종사를 상대로 국내에서 승객 없이 승무원만 타고 운항하는 ‘페리 운항’ 방식으로 이착륙 훈련을 진행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에 따른 이착륙료도 감면해준다는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은 A380 항공기의 모의비행장치(시뮬레이터)를 확보하고 있지 않다. 대한항공의 경우 A380 시뮬레이터를 갖고 있어 자체적인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당초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의 A380 시뮬레이터 이용을 제안했으나 자체 훈련 수요가 넘쳐 거절당했다.
현재 코로나19로 국제선 대부분이 운항을 중단하고 여객 수요가 급감하면서 초대형 기종인 A380 항공기의 투입이 중단됐다. 항공안전법에 따르면 해당 기종 조종사는 90일 이내 해당 기종의 이착륙 3회 이상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조종 자격 유지가 가능하다.
한편 대한민국조종사노동조합연맹과 전국연합노동조합연맹은 이달 14일 청와대 앞 기자회견에서 조종사 자격 유지 조건의 한시적 완화를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아랍에미리트(UAE)도 에미레이트 항공사 조종사의 자격 유지 조건을 4개월간 자동 연장하는 정책을 시행했다”며 “국토교통부는 항공사별 휴업 상황과 전망, 훈련 장비 현황 등을 전수 조사해 미래에 닥쳐올 조종사들의 대량 자격상실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