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마이너스’ 찍은 유가에... 태양광 업계가 울상인 까닭은

LNG 가격 떨어져 태앙광 발전 전력 판매 단가 ↓

헐값 된 REC도 문제... ‘의무 구입’ 대형 발전사도 부담

국제유가가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를 기록할 만큼 초저유가 국면이 계속되면서 전력시장 역시 출렁이고 있다. 특히 태양광 업계는 유가가 낮아지면 생산한 전력의 판매 단가가 하락할 수밖에 없어 울상을 짓고 있다. 가뜩이나 정부의 에너지 전환 드라이브로 공급 과잉을 겪고 있는 태양광 업계가 저유가로 인한 수익성 악화까지 이중고에 시달리게 된 것이다.







LNG 가격 떨어져 태앙광 판매 단가 ↓

30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 급락으로 유가에 연동된 액화천연가스(LNG)의 가격 역시 이른 시일 내에 하락기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실제 시장조사업체인 팩트셋(Factset)에 따르면 지난달 말 동북아 LNG 가격 지표인 JKM(Japan Korea Marker)의 100만BTU(천연가스 거래단위)당 가격은 2.43달러로, 같은 열량의 호주산 석탄 가격(2.56달러)을 밑돌았다. LNG 가격이 석탄 가격보다 낮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가 하락분은 이르면 오는 7월께 국내 LNG 가격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LNG 가격이 떨어지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사들이는 한국전력으로서는 호재다. 원유, LNG 등 연료비가 줄어든 만큼 전력 판매단가가 낮아져 전체적인 전력구입비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한전과 발전사 간 전력 도매시장에서 책정되는 단가가 계통한계가격(SMP)인데, 같은 시간대에 공급되는 전력 가운데 가장 비싼 원료로 생산되는 전력의 가격을 SMP로 정해진다. 통상 LNG는 원자력이나 유연탄(석탄) 보다 많게는 2배 가량 비싼 연료인 만큼 LNG 단가가 SMP로 책정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지난 2월 기준 SMP는 킬로와트시(kwh) 당 81.91원으로, 지난해 2월보다 22.6%나 감소했다.


반면 전력을 팔아야 하는 발전사, 특히 모회사인 한전과 일종의 교차보조가 이뤄지는 발전 자회사들과 달리 SMP로 거래를 하는 태양광 포함 신재생에너지 민간 발전사의 경우 SMP 하락은 이익 감소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 2월 SMP는 킬로와트시(kwh) 당 81.91원으로, 지난해 2월 대비 22.6%나 감소했다. LNG 가격 하락이 2~3개월 이후 본격화할 것을 고려하면 신재생에너지 발전 업계의 이익 감소는 예고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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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통한계가격(SMP) 추이(단위: 원/kwh, %)
△2019년 2월: 105.85(16.6)
△2020년 1월: 84.54(-24)
△2020년 2월: 81.91(-22.6)

*자료: 전력거래소, 괄호 안은 전년 동기대비 증감률


헐값 된 REC도 문제... ‘의무 구입’ 대형 발전사도 부담

문제는 태양광 업계가 이미 주 수익원 감소를 겪고 있다는 점이다. 태양광 같은 신재생에너지 업계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전력거래소를 통해 주식처럼 판매하거나 대형 발전소에 매도해 수익을 얻는데, 지난 28일 REC 현물시장의 평균거래 가격(육지 기준)은 4만4,477원으로 지난해 4월30일(7만32원) 대비 36% 이상 감소했다. 이 같은 가격 폭락의 이유는 공급 과잉이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발급된 총 3,196만 REC 가운데 38% 가량인 1,957 REC만 거래됐고 나머지는 올해로 이월됐다. 시간이 갈수록 REC가 남아도는 구조인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제도에 의해 REC를 의무적으로 사들여야 하는 대형 발전소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2012년 2%로 시작한 공급 의무화 비율은 오는 2023년엔 10%, 2030년 20%까지 순차적으로 늘어날 계획이다. 당초 정책의 목표는 발전사로 하여금 이만큼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라는 것이지만, 사실상 REC 구매로 공급 의무화 비율을 맞추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대형 발전사들은 여전히 석탄, 목재 펠릿을 섞어 저렴하게 활용할 수 있는 혼소 발전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발전 비용을 줄이고 REC를 구매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REC를 고정가격으로 거래하는 프로젝트의 비중을 늘리는 한편 REC 현물 시장 비중을 줄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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