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가운데 세계 최초 기술을 연구하는 기업이 1%도 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유능한 연구인력을 유치하지 못해 혁신을 못하는 사이 중소기업과 선진국의 기술 격차가 벌어지는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정부의 연구인력 지원대책이 시급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1일 중소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중소기업 전문연구요원제도의 효과적 분석 및 활용도 제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중앙회 분석 결과 최근 1년간 세계최초 신기술을 주력해 연구 개발한 중소기업 비중은 0.7%에 불과했다. 이미 선진국은 개발했지만, 국내 최초 기술을 연구하는 기업은 24.4%였다. 절반 이상인 60.5%는 국내 또는 신흥공업국의 보편화된 기술을 연구했다.
중소기업이 새로운 기술 개발에 소홀히 한 결과는 경쟁국과의 기술 격차가 벌어지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기술격차를 기간으로 가정할 때, 2014년에는 미국에 1.3년 뒤쳐졌던 중소기업 기술력은 2018년 2년으로 차이가 확대됐다. 이 기간 일본과의 격차도 1.1년에서 1.7년으로, 독일도 0.9년에서 1.9년으로 길어졌다. 세계 최고 기술을 100으로 가정했을 때 2014년만 하더라도 중소기업 기술수준은 77.1였는데, 2018년에는 75.4로 낮아졌다.
이런 결과의 근본원인은 중소기업 연구인력 부족현상에 기인한다. 지난해 중기연구원의 분석을 보면 중소기업 가운데 51.8%가 적정 수준 보다 연구개발 인력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5년 후 인력 수급에 대해서는 44.5%가 더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고급인력을 유치할 재원이 없다는 게 이 상황을 악화했다. 2018년 기준 중소기업 1곳당 평균 연구개발비는 3억3,000만원으로 대기업의 1%에 불과하다. 2008년 6억3,000만원이었던 연구개발비가 절반으로 줄어든 이유는 연구원 수 증가와 경영 악화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보고서는 이를 해결할 현실적인 대안으로 중소기업에서 복무하는 석·박사급 전문연구요원의 확대를 제안한다. 보고서가 분석한 결과 이들의 기업당 매출 기여도는 약 18억원으로 추정됐다. 중기 전문연구요원은 이공계 석·박사 학위 소지자로 병역지정업체로 선정된 기업부설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3년간 복무하고 병역의무를 대체한다. 문제는 이들 중 50.4%는 복무기간 만료 이전이나 만료 당일에 퇴직한다는 점이다. 복무기관을 마치고 1개월 이상 재직하는 비율도 33%에 그쳤다. 보고서를 쓴 노민선 연구위원은 “전문연구원에 대한 다각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계속 근무하면 박사학위 과정을 지원하는 식의 지원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