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稅부담에…자존심 구긴 대형 평형

소형·중대형 등 매매가 올랐지만

135㎡ 초과만 마이너스로 돌아서

압구정현대 196㎡ 석달새 2억↓

서대문구 아파트도 1억 넘게 빠져







서울 아파트 가격이 하향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최근 대형평수 아파트의 가격 조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전용면적 135㎡를 넘는 대형평수 위주로 마이너스 변동률이 두드러진 것이다.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평수에 대한 선호가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전용 135㎡ 초과 대형 평수의 매매가 변동률은 -0.07%를 기록했다. 전용 40㎡ 미만(소형), 전용 40~62.8㎡(중소형), 전용 62.8㎡~95.9㎡(중형), 전용 95.9~135㎡(중대형) 아파트는 전 달인 3월에 비해 매매가가 소폭 올랐지만, 전용 135㎡ 초과 대형 평수만 유일하게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한 것이다.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인 규모는 소형 평형으로, 3월에 비해 0.3% 올랐다. 이 같은 현상은 강남과 강북에 공통으로 나타났다. 강남 11개 구(區)의 대형 평수 매매가 변동률은 -0.06%, 강북 14개 구는 -0.05%다. 강남 지역에서 아파트 매매가가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규모는 소형 평수(0.50%)였고, 강북 지역에서는 중형 평수(0.33%)였다.


실제로 4월 들어 대형 평수 아파트의 매매가가 이전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된 사례가 여러 건 나타났다. 지난 1월 47억 원에 매매된 강남구 압구정동의 압구정 현대아파트 전용 196.21㎡는 4월 44억 7,850만원에 거래됐다. 석 달 새 2억 원 넘게 하락한 것이다. 서초구 방배 대림e편한세상 전용 162㎡도 4월 17억 7,000만 원에 손바뀜됐는데, 이는 한 달 전보다 3,000만원가량 떨어진 수준이다. 강북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서대문구 DMC래미안e편한세상 전용 153.86㎡는 지난 2월까지만 해도 14억 1,000만원에 매매됐는데 4월에는 이보다 1억 2,000만 원 내려간 12억 9,000만원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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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평수에 대한 매매 자체도 감소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에서 4월 한 달 동안 매매된 전용 135㎡ 초과 아파트는 45건에 불과했다. 이는 서울 아파트 전체 매매 건수(1,459건)의 3% 수준이다.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전용 135㎡ 초과 아파트의 거래 비율은 올 들어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 1월 4.3%를 시작으로 2월 2.6%, 3월 2.4%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전용 135㎡ 초과 대형 평수의 거래감소와 관련 정부의 보유세 강화 정책 여파 때문으로 보고 있다. 대형 평수 아파트의 가격이 중·소형 평수 아파트보다 비싸 공시가격이 높은 만큼 세 부담도 큰 상황이다. 또 중·소형 평수 아파트에 비해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대형 평수 아파트 수요 감소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서울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정부가 종합부동산세율을 높이는 등 보유세를 강화하면서 대형 평수에 대한 문의가 줄었다”며 “거래도 축소돼 환금성이 떨어지는 만큼 108㎡ 이하 평수보다 수익성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양지윤·권혁준기자 yang@sedaily.com

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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