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장수 현대무용축제인 국제현대무용축제(International Modern Dance Festival·이하 모다페)가 오는 14~29일 관객과 만난다.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과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음아트홀, 온라인 네이버TV?및 V라이브 등을 중심으로 펼쳐질 모다페의 올해 주제는 ‘리틀 히어로즈 컴 투게더!’다. 기계화되어가는 세상에서 성실하게 삶을 일궈가는 작은 시민들의 이야기를 몸짓으로 풀어낸다는 계획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묵묵히 일상을 이어가고 있는 모든 이들을 향한 위로와 찬사의 무대다.
이해준 모다페 조직위원장은 7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전 세계적으로 맞이한 코로나19 속에서도 시민들의 일상과 견딤, 예술인들의 지속 가능한 삶에 대해 끊임없이 되묻고 고민했다”며 “코로나19에도 지지 않은 시민과 예술인들, 우리 모두가 작은 영웅”이라고 이번 축제의 의미를 밝혔다. 이어 “전화위복으로 축제 운영의 묘를 보여줄 수 있는 축제가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올해 모다페에는 국내 최정상 무용수와 단체가 대거 참여한다. 갈라 프로그램 ‘모다페 초이스’는 이경은, 김설진, 정영두, 안애순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안무가 이경은은 ‘OFF destiny’를 통해 주어진 운명과 좁아지는 고정된 역할로부터 탈출하는 환상을 춤으로 표현한다. 두 번째 무대는 ‘댄싱9’ 우승으로 대중에게 더욱 알려진 안무가 김설진이 선보이는 작품 ‘섬’이다. ‘사람들은 따로 독립적으로 온전히 하나로 존재하는 섬들처럼 독립적인 섬이 아닐까?’라는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을 움직임으로 풀어냈다. 세 번째 무대는 안무가 정영두가 맡았다. 그는 ‘닿지 않는’을 통해 시간이 흘러가고 그 속에서 변하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여러 이미지, 감정, 기억에 대한 감상들을 표현한다. 정영두의 모다페 무대는 2006년 ‘텅 빈 흰 문’ 이후 15년 만이다. 바통은 세계적인 안무가 안애순이 이어받는다. 안애순은 옥스퍼드 인명사전에 기록된 한국 최초의 컨템포러리 안무가. 그는 ‘Times square’로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고 현재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시간성에 주목한다. 이 작품은 절대적인 삶에 갇힌 것이 아닌, 그 안에서 우리의 주관적 시간성을 찾으려는 작업이다.
모다페 2020의 대단원은 김성용 예술감독이 이끄는 대구시립무용단의 ‘Be’가 장식한다. 이 작품은 지금과 같이 전 세계가 힘든 시기를 이겨낼 수 있는 신념으로 무용의 가치를 끝까지 가지고 갈 수 있다는 것을 존재함(Be)으로서 증명한다.
공모 선정작을 관객에게 소개하는 ‘모다페 컬렉션’도 기다리고 있다. 모다페 컬렉션은 지난해 공모 신청작 중 선정된 작품을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김규진의 ‘그날의 기억’, 김정훈의 ‘새빨간 거짓말’, 박근태의 ‘처용-불안과 불신 속에서’를 만나볼 수 있다. 이밖에도 해외에서 주목한 한국 안무가를 소개하는 ‘센터 스테이지 오브 코리아’, 한국 현대무용 안무가의 등용문으로 알려진 ‘스파크 플레이스’를 출신의 대표 안무가를 소개하는 ‘스파크 베스트 컬렉션’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해 축제의 홍보대사는 배우 이엘이 맡았다. 평소 현대무용 공연과 영상을 즐겨 보다는 이엘은 “10여 년 연기를 해오면서 대사 이전에 움직임을 중요하게 생각해왔다”며 “현대무용과 모다페의 열혈 마니아로서 현대무용을 널리 알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모다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축제 기간 중 ‘거리 두기 객석’을 운영하고, ‘온라인 생중계’를 병행해 온·오프라인에서 관객과 만난다. 공연 티켓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예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