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라임 사태’ 몸통인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 수사 중에 현금 다발 55억원을 압수했다. 해당 돈은 김 회장 개인 금고의 캐리어 가방 3개에 가득한 5만원권 상태로 발견됐다. 범죄 혐의자들이 자산을 은닉하거나 도주하기 위해 5만원권을 사용하는 일은 그동안 자주 발생해왔다.
6일 경찰은 김 회장을 구속해 수사하는 과정에서 서울의 물품보관소에 위치한 김 회장 개인 금고를 찾아 55억원을 발견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이 해당 현금 다발에 대한 단서를 잡은 것은 지난달 말이다. 경찰은 4월 24일 도주 중이던 김 회장과 라임 사태의 또 다른 핵심 인물인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을 서울 성북구 빌라에서 체포해 수사 중이었다. 경찰에 잡힌 김 회장이 자신의 개인 금고 존재를 밝혔고 경찰이 현장을 찾아 가명으로 등록된 금고에서 돈을 발견한 것이다. 55억원의 돈은 5만원권 현금다발로 캐리어 가방 3개에 가득 찬 상태로 나타났다. 다만 해당 돈 출처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김 회장은 경찰 조사에서 “재향군인회상조회와 관련된 돈”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라임 사태와 수원여객 횡령 혐의 외에도 재향군인회상조회를 인수한 뒤 300억원대 고객 예탁금을 빼돌린 혐의 등도 받고 있다. 라임 사태는 서울남부지검에서 수사를 맡고 있으며 검찰은 수원여객 횡령 사건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라임 사태 수사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수사당국 관계자는 “경찰로부터 압수된 돈을 넘겨받은 것은 맞지만 자세한 내용은 수사 중이라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범죄 혐의자들의 수억원의 돈이 5만원권으로 보관돼 당국에 의해 발견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국세청이 작년 12월 공개한 고액 체납자 재산 추적 조사 사례에 따르면 양도소득세 수억원을 체납한 A씨는 수십억원의 공장 건물을 양도하면서 대금 중 10억원을 현금 인출해 김봉현과 마찬가지로 캐리어 가방에 보관했다. 과거에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고(故)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도주 중에 들른 별장에서 8억원이 넘는 돈이 5만원권으로 발견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