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손해보험사인 현대해상화재가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저금리 기조로 역마진이 커지는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매출 하락이 점쳐지는 가운데 업계 내 희망퇴직이 얼마나 확산될지 주목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오는 11일부터 2주간 희망퇴직을 접수한다. 회사가 희망퇴직에 나선 것은 지난 2017년에 이어 3년 만이다.
희망퇴직 대상은 만 45세 이상 또는 근속 20년 이상 일반직 직원이다. 퇴직자는 위로금으로 근속 연수에 따라 최소 45개월치에서 최대 56개월치 월급을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위로금 외에 전직 지원 프로그램 및 외부 전문기관 전직 컨설팅 서비스 등도 제공할 예정이다.
현대해상은 이 같은 조치가 코로나19 여파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현대해상 측은 “다른 손보사에 비해 고연령·고직급 직원이 많아 희망퇴직으로 분위기를 쇄신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업계 2위인 현대해상이 희망퇴직에 나서면서 다른 회사도 희망퇴직을 실시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줄면서 일시적으로 자동차보험·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이 줄었지만 여전히 높고 설계사들이 대면 영업 활동을 하지 못하면서 매출 하락이 점쳐지고 있다. 지속적인 금리 하락으로 보증준비금이 느는 점도 부담이다. 앞서 악사손보가 5년 만에 경영실적 악화를 이유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손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반기께 희망퇴직을 하는 회사들이 나올 것으로 내다봤는데 예상보다 일찍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분위기”라며 “지난해에 희망퇴직을 안 했던 기업들을 중심으로 미뤄뒀던 희망퇴직을 실시해 조직을 슬림화시키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해상의 희망퇴직 규모에도 코로나19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해상의 한 관계자는 “2017년 희망퇴직 당시 규모가 60~70명가량 됐는데 올해는 100여명을 예상하는 분위기”라며 “회사 측에서도 강제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했고 코로나19로 재취업·창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 희망퇴직 신청자가 얼마나 될지 예상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