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고 행복한 대한민국. 서울경찰이 함께합니다. 서울경찰은 디지털 성범죄 피해신고 및 피해자 보호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신고는 사이버캅 애플리케이션, 사이버경찰청 홈페이지, 국번 없이 112와 182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6일부터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가면 25초 분량의 ‘디지털 성범죄 피해신고’ 안내방송을 들을 수 있다. 이 광고는 서울지방경찰청 기획 하에 성동경찰서 소속 신한국(27·사진) 경장이 함께 진행한 프로젝트 중 하나다. 최근 들어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이 날로 증가하지만 어디에 도움을 요청할지 모르거나 차마 신고할 용기를 내지 못하는 피해자들을 위해 기획했다.
광고장소를 선정하던 서울청에 성동서는 대형마트를 건의했고, 아이디어가 통과된 뒤에 신 경장은 마트 60곳에 대한 섭외를 직접 마쳤다. 신 경장은 “피해자분들도 자연스럽게 광고를 접할 수 있는 장소를 고민하던 중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마트가 적소라고 생각했다”며 “바삐 움직이는 다른 장소와 달리 마트에서는 천천히 장을 보기에 전달력도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고생한 노력에 비해 서울청에서 제작한 문구가 단조롭다는 질문에 신 경장은 웃으면서도 경찰 홍보는 보수적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한 음성광고라도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며 “여러 사람의 검토를 거친 문구”라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성범죄는 신변보호부터 불법촬영물 삭제까지 경찰이 도울 수 있는 방법이 많다”며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여기니 안심하고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의무경찰 시절의 한 인연이 신 경장을 경찰의 길로 들어서게 했다. 그는 “의경 시절 치매 어르신을 찾아 보호자에게 인계한 적이 있다”며 “보호자께서 고맙다고 껴안아주셨는데 ‘고생하는 만큼 사회에 도움되는 일이 경찰이구나’하는 생각에 경찰을 준비하게 됐다”고 했다.
홍보부서에서 일하면서 이 같은 경험이 줄었지만 디지털 성범죄 사건을 지켜보며 신 경장은 홍보도 현장만큼 중요한 일이라 여기고 있다. 그는 “경찰 업무에 대해 알려야 범죄 예방도 되고 경찰을 찾는 분들도 많아진다”며 “가까운 마트에서 장을 볼 때 시민분들이 광고 문구에 귀 기울여주시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성형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