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베스트셀러 ‘총균쇠’의 저자 재러드 다이아몬드(사진) 미국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과 관련해 일본 아베 신조 정부가 한국을 적극적으로 배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8일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베 정권이 한국을 본받는 것을 싫어한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행복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대책이 세계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일본이 한국에 지원 요청에 나서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유럽에서는 ‘유익한 조언이라면, 예를 들어 그것이 악마의 조언이어도 따라야 한다’는 말이 있다”고 꼬집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일본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서는 “일본의 감염자·사망자 수가 적은 것은 조기에 해외여행을 제한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확산 속도가 멈추지 않는 것은 정부 대책의 약점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아베 정권에 대한 조언은 ‘한국이 싫다면 베트남·호주나 다른 국가도 좋다. 대책에 성공한 나라를 본받아 조기에 완전한 록다운(봉쇄)을 실행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일본은 현재 전국에 긴급사태를 발령하고 외출 제한, 휴업 요청 등을 내린 상태지만 미국·유럽처럼 강제력은 없다.
그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중요한 점으로 국가가 위기상황에 처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스스로 행동하는 것을 꼽았다. 이와 함께 다른 나라의 성공사례를 본받고 다른 나라의 지원을 수용하며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미래 위기에 대처하는 모델로 삼을 것을 조언했다.
한편 코로나19의 발생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그는 “현실에서는 ‘대립과 협조의 혼합’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이 서로 비난하고 있지만 미국에서 사용되는 마스크의 대부분은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다”며 “과학의 세계에서는 미국과 중국·유럽의 연구자들이 공동 논문을 계속 발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