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은행 지수는 연초(245.61)와 비교해 30% 이상 하락한 162.46으로 장을 마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201.21에서 1945.82로 12%가량 하락한 것과 비교해 낙폭이 2배 이상 크다.
은행주의 부진은 지난해 말 두번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25bp)한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3월 기준금리를 50bp 추가 인하하는 등 금리 하락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금리가 하락하면 은행의 예대마진이 하락해 실적 악화로 이어진다. 여기에 지난해 불거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와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연기사태로 악화된 투자심리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이익 악화 정도와 금리 환경 등을 고려하면 현재 은행주의 주가가 지나치게 낮은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은행주가 단기간 이렇게 하락했던 적은 2008년 리먼 사태 때가 유일하다. 이 리먼 사태 발생 이후 약 세달간 은행주는 37.4% 하락해 코스피 하락폭 21%를 2배 가까이 웃돌았다.
하지만 2009년 1,173조원과 78.9조원이었던 은행주의 자산 및 자기자본은 올해는 각각 2,507조원, 185조원으로 늘었다. 1분기 순이자마진 악화를 대출성장으로 만회하고 2분기 실적도 선방할 것으로 예상되며, 지배주주 순이익도 2009년 전년대비 36.4% 하락(4조2,000억원)한 것과 비교해 올해는 전년 대비 9% 하락(12조6,000억원)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주가급락에 따라 은행주의 평균 PBR 및 PER은 각각 0.26배 및 3.7배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리먼 사태는 금융위기가 발생해 실물위기로 전이된 반면, 코로나 19는 실물위기가 발생해 금융위기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라는 점에서 현재 은행주의 하락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더불어 2% 미만의 시장금리를 감안할 때 보수적으로도 5%를 상회하는 은행주 배당수익률도 무시당하고 있어 취약한 수급상황을 감안해도 이해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