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은행지수는 연초(245.61)보다 34% 하락한 162.46으로 장을 마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201포인트(P)에서 1,945P로 12% 하락한 것과 비교해 낙폭이 2배 이상 크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은행주의 부진은 지난해 말 기준금리를 두 번이나 내린 상황에서 지난 3월 기준금리를 0.5% 추가 인하하는 등 금리하락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감소해 실적 악화로 이어진다. 여기에 지난해 불거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연기사태로 악화된 투자심리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주의 이익 악화 정도와 금리 환경 등을 고려하면 은행주의 주가하락은 지나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은행주가 단기간 이렇게 하락했던 적은 2008년 리먼 사태 때가 유일하다. 당시 은행주는 석달간 37.4% 하락해 코스피 하락폭 21%를 2배 가까이 웃돌았다.
증권가에서는 은행들의 체질 개선이 많이 진행됐을 뿐만 아니라 이익도 금융위기 때만큼 악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09년 각각 1,173조원과 79조원이었던 은행주의 자산 및 자기자본은 올해는 각각 2,507조원, 185조원으로 늘었다. 최근 발표된 은행의 실적을 살펴보면 1·4분기 순이자마진 악화를 대출성장으로 만회하는 모습이 눈에 띄며, 2·4분기 실적도 선방할 것으로 예상된다. BNK투자증권은 은행주의 지배주주 순이익이 2009년 전년대비 36.4% 하락(4조2,000억원)한 것과 비교해 올해는 전년 대비 9% 하락(12조6,000억원)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주가급락에 따라 은행주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 및 주가수익비율(PER)은 각각 0.26배 및 3.7배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리먼 사태는 금융위기가 발생해 실물위기로 전이된 반면, 코로나 19는 실물위기가 발생해 금융위기로 전이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는 점에서 현재 은행주의 하락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2% 미만의 시장금리를 감안할 때 보수적으로도 5%를 웃도는 은행주 배당수익률도 무시당하고 있어 이해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