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지난주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우려보다는 양호했던 미국의 4월 고용지표에 힘입어 상승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2.56% 올랐다. S&P 500지수는 3.5%, 나스닥은 6% 각각 상승했다.
시장은 미국의 4월 고용지표를 주시했다. 미 노동부는 8일(현지시간) 지난달 실업률이 3월의 4.4%에서 14.7%로 급등했다고 발표했다. 비농업부문 고용은 2,050만명(계절 조정치) 감소했다. 실업률과 고용 감소폭 모두 사상 최악의 수준이다.
하지만 시장의 우려보다 나쁘지 않은 수치에 투자자들이 안도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실업률은 16%였으며, 고용은 2,150만 명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미국의 4월 실업률은 1930년대 대공황 이래 최악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충분히 예견된 일이다. 놀랄 일이 아니다”라며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를 되돌려 놓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채권시장
미 국채 가격은 지난 8일 발표된 4월 고용보고서가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주며 하락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8일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4.9bp 상승한 0.679%를 기록했다. 지난 한 주 동안에는 3.8bp 내렸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4bp 오른 0.147%에 거래됐다.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던 4월 고용지표가 우려보다는 나쁘지 않자, 발표 전 소폭 하락하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발표 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발표된 4월 실업률은 14.7%로, 미 노동부가 월별 실업률을 집계한 이후 최악의 기록이다. 하지만 하지만 이미 주간 실업수당 청구, 민간 고용 등 앞서 충격적인 경제지표가 연달아 발표된 만큼 웬만큼 놀라운 수치가 아니고서는 시장 반응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환시장
달러 가치는 지난주 미중간 갈등이 다소 완화한데다 4월 고용지표도 우려보다 나쁘지 않게 나오며 소폭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지난주 0.74% 올랐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 류허 중국 부총리는 8일 전화통화를 하고 1단계 무역합의를 계속 지지할 것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코로나19 사태 책임을 물어 추가 관세 등을 위협한 상황에서 긴장이 일부 해소됐다.
4월 미국의 실업률이 14.7%로 치솟았지만 16.0%를 예상했던 시장의 우려보다는 낮아 뉴욕증시가 상승하는 등 위험투자 심리를 지지하기도 했다. 배녹번 글로벌 포렉스의 마크 챈들러 수석 시장 전략가는 “(비농업부문에서 일자리가 감소한) 2,050만 명이나, 예상치인 2,200만 명이나 무슨 차이가 있을지 의문이 들고 경제 침체는 너무나 심각하다”며 “시장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말했다.
◇원유시장
지난주 국제유가는 미국 원유 채굴장비 감소와 수요 회복 기대에 힘입어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주 25% 올랐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의 경제 재개 움직임이 본격화하며 유가 상승을 이끌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각주의 봉쇄령이 해제되면서 휘발유 수요가 다시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미국의 원유 채굴장비도 지속해서 감소하며 산유량 감소의 기대를 키웠다. 베이커휴즈가 발표한 지난 주 미국 내 운영 중인 원유 채굴장비 수는 전주보다 33개 줄어든 292개를 기록했다.
스네이더 일렉트릭의 로비 프레이저 원자재 담당 대표는 “늘어나는 원유재고는 여전히 시장 펀더멘털을 위협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최근 지표에서 생산과 수요의 핵심 트렌드는 유가에 우호적인 측면으로 변했다”고 진단했다.
◇주간전망(11~15일)
이번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의 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와 부진한 경제 지표에 대한 충격이 맞물리며 등락을 이어갈 전망이다. 미국 대다수 주가 10일까지 경제 재개를 시작하는 가운데,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향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의 4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등이 폭락할 경우 경기 회복 낙관론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3월에는 월 중반 이후 봉쇄 조치가 본격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소비가 사상 최대폭인 전월 대비 8.7% 줄었다. 이에 따라 전방위 봉쇄가 지속한 4월에는 소비 지표가 더 나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 집계에 따르면 전월대비 13.5% 감소가 예상된다.
이밖에 중국의 4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도 주목할 만한 지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 경제가 어느 정도 회복했을지는 향후 글로벌 경제의 흐름을 가늠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