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폐기능에 문제가 생겨 이 장치에 의지해 간신히 생명을 붙들고 있다가 좀 더 전문적인 경험을 가진 의료진과 시설을 가진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받기 위해 이송 의뢰된 환자들이다. 이들의 생존퇴원율은 64% 수준이었다.
12일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응급의료 헬기와 전용 구급차로 이런 환자들을 지난 7년(2013~2019년) 동안 150명을 이송받아 치료했다. 이 중 헬기로 이송된 환자는 6년(2014~2019년) 동안 73명에 이른다.
헬기는 서울-제주 약 500㎞를 중간급유 없이 운항 가능하고 심전도, 제세동기, 인공호흡기 등 첨단의료장비를 갖추고 있다. 헬기 착륙 지점이 마땅치 않거나 기상조건 등 헬기 운항이 어려울 때는 전용 구급차를 이용한다.
인공심폐장치를 달고 있는 환자들은 병원을 옮기는 것 자체가 매우 위험해 환자를 보내는 쪽도, 받는 쪽도 모두 부담스러워 한다. 하지만 삼성서울병원은 각 분야 전문가들로 이송팀과 중증치료센터를 꾸려 상급종합병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응급의학과·심장외과·중환자의학과 전문의와 간호사, 체외순환사 등으로 구성된 이송팀은 다른 의료기관에서 중환자 이송을 의뢰하면 다학제 회의부터 연다. 이 회의에서 환자 상태를 평가해 이송방법을 결정한다. 의식이 없는 등 심각한 신경학적 손상이 있거나 침대 이동이 불가능한 경우가 아니면 대개 이송절차가 진행된다. 이송 중 발생하기 쉬운 기기 오작동으로 환자 상태가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매번 출동 때마다 여분의 장비를 구비하고 실제 작동하는지 거듭 확인한다.
이렇게 이송된 환자들의 생존퇴원율은 63.6%로 처음부터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실에서 인공심폐장치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64.2%와 의미있는 차이가 없었다.
조양현 심장외과 교수팀이 지난 2014년 1월~2016년 8월 다른 의료기관에서 인공심폐장치로 치료를 받다가 이송된 환자 가운데 44명(평균 48세), 처음부터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실에서 인공심폐장치 치료를 받은 환자 가운데 이들과 나이·성별·질병력 등이 비슷한 148명(평균 49세)의 생존퇴원율 등을 비교분석한 결과다. 다만 인공심폐장치로 인한 부작용으로 하지 허혈과 그에 따른 절단, 급성 신장(콩팥)손상 같은 합병증은 이송환자군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두 환자군 모두 10명 중 4명꼴로 체외 심폐소생술을 받았다.
조 교수는 “ECLS를 달 만큼 상태가 위중한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선 상급종합병원으로 옮겨야 하지만 이송 자체가 부담스러워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다학제팀을 꾸리고 충분한 시스템을 갖춘 병원이라면 더 많은 환자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두 환자군의 비교연구 결과는 ‘유럽흉부외과학회지’(European Journal of Cardio-Thoracic Surgery)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