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부동산보다 주식" 개미 올들어 42조 투입…아파트 거래대금마저 추월

코스피·코스닥 순매수 30.7조 이어

CMA 1.6조 등 올들어 버팀목 톡톡

아파트 거래 급감 속 증시반등 승부

10조규모 증안펀드도 안전판 대기

"외인 컴백땐 탄력적 주가상승 기대"




올 들어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 투입한 자금이 42조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증시가 급락했던 지난 3월에는 개인들의 저가 매수로 자금이 증시로 대거 몰리면서 국내 아파트 시장에 몰린 자금보다 1.5배나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8일까지 국내 증시로 유입된 개인 자금이 42조2,98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 들어 증권사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 증가분 1조6,000억원에 투자자예탁금 증가분 12조6,157억원, 코스피 시장의 순매수 금액 26조900억원, 코스닥 순매수 4조6,671억원을 합친 금액에 선물 순매도 2조6,684억원을 뺀 숫자다. 2월 기준 국내 협의 통화 평균잔액이 957조9,000억원임을 고려하면 시중 유동성의 5% 가까이가 개인의 힘으로 증시로 옮겨온 셈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글로벌 팬데믹 우려로 증시가 폭락했던 3월 한 달 동안에만 개인투자자들은 급락 이후 반등에 ‘베팅’하면서 25조499억원을 증시에 쏟아부었다. 같은 달 국내 전체 아파트 시장의 매매 거래액은 14조8,617억원이었다. 개인투자자들이 증시로 불러들인 금액이 국내 아파트 시장에 유입되는 금액보다 1.55배 많은 셈이었다. 대개 직접투자 목적으로 증시에 유입되는 금액은 아파트 거래대금보다 적다. 실제로 올해 국내 아파트 거래대금은 총 72조원으로 개인들의 국내 증시 유입액보다 30조원 가까이 많았다. 월별로 봐도 3월을 제외하면 아파트 거래대금이 증시 유입 자금을 능가했다. 올 1월 개인들의 증시 유입 금액은 국내 아파트 거래대금의 23% 수준이었으며 2월에도 30%를 간신히 넘었다.



이는 국내 증시 규모가 아파트 시장 규모보다 작은데다 개인들의 대부분 자산이 아파트에 집중돼 있고 아파트를 자산축적의 주요 수단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은 1,600조원 정도로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공시가격 기준으로 국내 아파트 시총(2,355조원)보다 적다. 특히 공시가격이 시세의 70% 수준임을 고려하면 전국 아파트 시총은 3,000조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3월부터 부동산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아파트 거래량이 30% 가까이 줄어든 게 컸다”며 “증시 반등을 기대하는 개인들의 일부 자금이 부동산 시장에서 증시로 이동한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5월 하락설’이 맴돌고 ‘코로나19’의 재확산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2차 충격도 언급되고 있다. 하지만 올 들어 유입된 42조원을 넘는 개인 자금들이 증시가 3월과 같은 급락장을 맞이하더라도 버팀목이 돼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10조원 규모의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까지 안전판으로 대기하고 있다. 오히려 코로나19 확산이 현재 추세대로 잦아들어 외국인투자가도 매수세로 돌아서게 되면 개인투자자의 자금과 맞물려 상승 랠리도 기대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외국인 자금이 증시에 유입될 경우 개인투자자의 대량 매수로 인한 유동물량 축소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며 “개인투자자들이 대형주 물량을 잠식한 만큼 외국인 수급 개선 시 탄력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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