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T(정보통신) 기업들이 온라인 소비 증대에 힘입어 코로나19에도 견조한 실적으로 웃음 지은 가운데 게임사도 수혜주 대열에 합류했다. 게임 대장주 엔씨소프트(036570)는 자사 대형 IP(지적재산권)인 ‘리니지’ 파워에 힘입어 1·4분기 역대 최대 분기매출을 달성했다. 전체 매출 76%가 리니지 모바일 시리즈에서 나와 모바일 게임이 ‘대세’임을 입증했다. 엔씨는 연내 신작 게임을 잇따라 출시해 시장·플랫폼·IP 3가지 측면에서 다변화를 꾀한다.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12일 2020년 1·4분기 연결기준 매출 7,311억원, 영업이익 2,414억원, 당기순이익 1,95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104%, 204%, 당기순이익은 162% 상승한 수치다. 전 분기와 비교해서도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각각 37%, 71%, 261%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고 분기매출이다.
엔씨 실적을 이끈 키워드는 리니지와 모바일이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리니지2M 매출이 처음으로 온전히 반영되며 기대 이상의 실적이 나왔다. 리니지2M 출시 효과로 모바일 게임 매출은 전분기 대비 54% 늘었다. 리니지M과 리니지2M이 엔씨 전체 매출 76%를 견인했고, 그중에서도 ‘린저씨(중년 리니지 팬)’를 대거 생성한 리니지2M이 3,411억원의 매출을 올려 매출 절반 가량을 담당했다. 일평균 38억원 정도 매출을 냈다는 계산이다. 지역별로는 매출 대부분인 6,346억원이 한국에서 발생해 국내 의존도가 높았다.
엔씨는 코로나19가 게임 매출에 특별히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윤재수 CFO(재무담당이사)는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리니지2M의 경우 내부 분석 결과 코로나로 인한 영향은 중립적이었고, 유저 지표나 매출 지표에 가장 크게 영향을 주는 요소는 게임 업데이트나 이벤트 같은 콘텐츠였다”며 “미국, 유럽, 일본쪽에서는 큰 폭의 매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외부적 요인보다는 인게임 콘텐츠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더해 리니지M과 2M은 2분기말 각각 대규모 업데이트를 앞두고 있다.
연내 해외진출 계획과 대형 신작 라인업이 포진해있다는 것도 수익 다변화 측면에서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연내 ‘블레이드 앤 소울2’가 국내에 출시되고, 수년째 게임 팬들의 기대를 모아온 ‘프로젝트 TL(더리니지)’이 내년 출시를 목표로 베타 테스트에 들어간다. 프로젝트 TL은 지난 2011년 엔씨가 지스타에서 공개했다 개발이 중단된 ‘리니지 이터널’을 기반으로 한 MMORPG(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게임이다. 블레이드 앤 소울은 처음부터 해외시장을 공략해 개발된 게임으로, 엔씨의 국내 의존도를 낮출 전략 카드다. 미국 ‘하모닉스’가 제작한 음악게임 ‘퓨저’ 역시 북미에서 올해 퍼블리싱한다는 목표다.
엔씨 관계자는 “모바일 MMORPG 성공 경험을 글로벌로 확장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고 있다”며 “불확실성 속에서도 좋은 콘텐츠와 기술력으로 묵묵히 시장 개척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