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이재용-정의선 만남에 뜨거워지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은?




삼성과 현대차가 전고체 배터리 기술로 손을 맞잡자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고체 배터리는 현재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높은 안전성과 용량 덕분에 ‘꿈의 배터리’ 기술로 불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13일 삼성SDI(006400) 천안사업장에서 만나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기술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양사는 이 부회장과 정 부회장의 만남이 당장 사업적 협력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 선을 그었지만 배터리 업계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의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폭발 가능성, 크기, 수명 등 단점을 보완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충전할 때 리튬이 음극 표면에 쌓여 배터리의 수명과 안전성을 낮추는 점(덴드라이트)이 한계로 지적됐다.


삼성종합기술연구원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음극에 5㎛ 두께의 은·탄소 나노입자 복합층을 입혀 배터리의 수명과 안전성을 증가시키고 기존보다 에너지 밀도를 높인 것이다. 종기원 측은 “크기를 절반으로 줄이되 배터리 1회 충전으로 800㎞를 주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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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051910)도 차세대 배터리로 꼽히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LG화학 측은 지난해 콘퍼런스콜에서 “2020년대 중반 정도가 되면 시장에 샘플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며 “안전성과 에너지 밀도 측면에서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하게 되는 시기는 2020년대 중반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지난 1월 ‘CES 2020’에서 차세대 배터리로 개발 중인 리튬금속 배터리 기술을 선보였다. 밀도가 높아 한 번 충전에 700㎞ 이상의 주행거리를 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전고체 배터리를 포함한 차세대 배터리 관련 기술 확보를 위해 글로벌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삼성SDI가 현대차그룹에서 배터리를 수주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회동을 계기로 생산시설 투자나 수주에서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삼성SDI의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특히 전년 대비 108.5%의 높은 성장률로 삼성SDI를 바짝 추격 중이던 SK이노베이션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의 1·4분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은 LG화학 27.1%, 삼성SDI 6.0%, SK이노베이션 4.5% 등이었다.


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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