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보건부는 14일(현지시간)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2,039명 늘어 4만6천869명이 됐다고 집계했다. 사우디의 일일 신규 확진자가 2,000명을 넘은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사우디는 지난달 17일부터 ‘찾아가는 검사’로 방역 정책을 바꾼 뒤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했고 10일부터 매일 1,900명을 넘었다.
일일 확진자 수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누적 확진자는 2주 만에 배로 증가했다. 보건부는 최근 신규 확진자가 급증한 것은 단지 검사량이 늘어서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보건부는 “최근 어린이와 여성 확진자의 증가가 두드러졌다”며 “이는 방역 지침을 따르지 않고 사교, 교제 모임이 잦아졌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는 이런 모임은 매우 위험하고 개인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라며 모임 자제를 호소했다.
신규 확진자 가운데 사우디 국적자의 비율은 41%로 나타났다. 이 비율은 이번 주 초만 해도 30% 이하였지만 점점 높아지는 흐름이다. 이에 대해 보건부는 “확진자 중 사우디 국적자의 비율이 높아지는 것도 느슨해진 거리두기, 모임과 관련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사우디의 주요 감염 집단이 열악한 위생 환경 속에 단체 생활하는 외국인 이주 근로자였지만 점차 지역 사회로 확산하고 있는 셈이다.
사우디 정부는 지난달 24일 시작한 라마단(이슬람 금식성월)에 맞춰 통행·영업 금지와 같은 사회적 거리두기 조처를 일부 완화했다. 라마단에는 가족, 지인과 모여 기도나 저녁 식사(이프타르)를 하는 여러 모임이 이뤄진다. 사우디 보건 당국은 이에 따라 5명 이상 또는 두 가족 이상 모이는 행사와 가족 구성원이 아닌 외부인의 모임 참여를 금지했다. 또 라마단 종료를 기념해 23일부터 나흘간 이어지는 명절(이드 알피트르) 연휴에 전국적으로 24시간 통행금지령을 시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