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총선에서 인천 연수을에 미래통합당 후보로 출마해 낙선한 뒤 연일 선거 부정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는 민경욱 통합당 의원이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난 황교안 전 통합당 대표와 최근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황 전 대표가 최근에 제게 전화를 해서 안부를 묻고 가까운 시기에 만나서 식사를 하자는 말씀과 함께 수고가 많다는 덕담을 주셨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민 의원은 “부정선거 고발을 하지 말라는 얘기는 적어도 저에겐 하지 않았다. 오해가 없기 바란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황 전 대표는 최근 비공식적으로 정치활동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다. 황 전 대표는 21대 총선에서 패한 통합당 현역 의원들을 만나 만찬을 하며 위로를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민 의원은 황 전 대표가 당권을 잡은 뒤 첫 대변인을 맡는 등 황 전 대표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된다.
한편 민 의원은 지난달 22일부터 전방위적으로 제21대 총선 관련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투표관리관 날인이 되지 않은 투표용지를 공개하면서 부정선거의 결정적인 증거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민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4·15총선 의혹 진상규명과 국민주권회복대회’를 열고 “기표가 되지 않은 채 무더기로 발견된 사전투표용 비례대표 투표용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 의원은 사전투표의 경우 유권자가 올 때마다 투표지를 인쇄하기 때문에 여분의 투표지가 나올 수 없다며 자신이 용지를 확보한 것 자체가 ‘사전선거 조작’의 증거라고 강조했다.
민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나를 경찰이나 검찰이 조사한다면 부정선거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다는 말이 되겠다”며 “생큐”라고 밝히면서 “자유민주주의 수호 제단에 기꺼이 내 피를 뿌리겠다. 나를 잡아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민 의원의 주장에 대해 중앙선관위는 지난 12일 “민 의원이 공개한 투표용지는 경기 구리시 선관위 청인이 날인된 비례대표 선거 투표용지”라며 “확인 결과 구리시 수택2동 제2투표구 잔여 투표용지 중 6장이 분실됐고 분실 투표용지의 일련번호가 현장에서 제시된 투표용지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다만 유출된 투표용지는 사전투표용이 아닌 본투표용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면서 선관위는 “잔여 투표용지 등 선거 관계 서류가 들어 있는 선거 가방을 개표소인 구리시체육관 내 체력단련실에 임시보관했는데 성명불상자가 일부를 탈취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잔여 투표용지를 부정선거의 증거라고 제시한 당사자는 투표용지를 어떻게 확보했는지 입수 경위 등을 명확히 밝히고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관위는 이같은 투표용지 탈취행위를 민주적 선거질서를 해치는 중대범죄로 규정하고 대검찰청에 곧바로 수사를 의뢰했다.
선관위는 “선거인이나 투·개표사무원이 실수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조작이나 부정선거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며 “전반적인 선거 절차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단편적인 면만 부각해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여론을 선동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또 “의혹 제기자가 출처를 밝히지 않아 사실확인이 어려워 수사 의뢰한 것”이라며 “법원의 결정을 통해 모든 진실이 이른 시일 내에 명백하게 밝혀지기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