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갈 곳 못찾는 돈…MMF 150조 돌파

15일 151.6조...통계 이후 사상최대

개인 MMF도 한달새 1조 이상 급증

게걸음 증시에 불확실성까지 겹쳐

유동성 풍부해도 시장 외곽서 기웃




국내 증시의 박스권 장세가 계속되면서 급증하는 시중 유동성이 좀처럼 갈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 우려가 확산되는 등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향후 증시 방향성에 대해 확신하지 못한 것 때문으로 풀이된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국내 머니마켓펀드(MMF)의 설정액은 151조6,678억원으로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글로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본격화되기 전인 올 2월 149조원을 돌파한 MMF 설정액은 3월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면서 119조원대까지 줄었지만 이후 급격하게 늘고 있다. 실제로 4월 1일 이후 MMF 설정액은 32조252억원 증가했다. 법인이 최근 급증세를 이끌고 있지만 최근 한 달 사이 개인 MMF 설정액도 1조원 이상 늘었다.


MMF는 만기 1년 이내 국공채 또는 기업어음(CP) 등 단기 우량 채권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으로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주식 투자금을 빼거나 펀드를 환매한 투자자들이 잠시 자금을 넣어두기도 해 ‘증시 대기 자금’으로 불리기도 한다.



MMF 설정액이 증가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경우에도 MMF 설정액은 증가하기도 한다. 실제로 올 1월 초 미국과 이란의 전쟁 분위기가 고조됐음에도 긍정론이 강하게 유지되자 MMF로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하지만 최근 급증세는 시중 유동성이 급증하는 상황에서도 국내 증시, 특히 유가증권시장이 1,850~1,950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박스권 장세가 지속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날 코스피지수는 오랜만에 삼성전자 등 전기·전자업종에 외국인 투자가들의 매수세가 유입됐지만 전 거래일보다 0.51%(9.87포인트) 증가한 1,937.11을 기록해 여전히 박스권에 머물렀다. 코스닥지수는 오히려 0.12% 하락했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재확산 움직임이 보이는데다 미중 무역갈등이 다시 심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에 향후 증시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좀 더 지켜보자’는 움직임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최근 증권가에서도 단기 조정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자 풍부한 유동성이 쉽사리 증시로 유입되지 못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실제 최근 증권가에서는 코로나19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경제와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큰데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단기적 조정 압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풍부한 유동성이 하방을 지지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투자자예탁금은 이달 들어 2조원 이상 줄었지만 여전히 42조원을 웃돌며 평균 20조원대를 유지했던 지난해보다 2배 정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증시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경제봉쇄 완화 조처에도 경기가 더디게 회복한다면 제한적인 조정이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 환경만 본다면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어 우호적이지 않고 지수 하단을 지지하는 힘도 점차 약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경제활동이 재개되는 것은 긍정적이기는 하나 추가 확산에 대한 우려가 있는 만큼 증시에는 불안 요인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박성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