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에 일왕을 암살하려다 실패하고 순국한 이봉창 의사를 기리는 역사공원이 오는 10월 서울 용산구에 들어선다.
용산구는 오는 10월 개관을 목표로 효창동 일대에 이봉창 의사 기념관을 짓는 공사에 돌입한다고 18일 밝혔다. 총 사업비 7억원이 투입되는 역사공원은 효창동 286-7번지에 부지면적 484.4㎡ 규모로 조성된다. 기념관 건물은 지상 1층, 연면적 70㎡ 규모이며 전통 목조 구조에 기와지붕을 올린다. 내부는 전시실, 사무실, 주민휴게실로 구성된다. 전시실 앞에는 툇마루를 설치해 방문객들이 쉬어갈 수 있다.
건물 외 부지는 용산에서 태어난 이 의사를 기념하는 역사공원으로 꾸민다. 배롱나무 등 수목 709그루를 심고 초화류도 식재한다. 공원 경계에는 전통 한옥식 담장을 두를 예정이다. 앞서 구는 민선 7기 구청장 공약사업으로 기념관 건립 계획을 세우고 이 의사 생가터가 포함된 효창4구역을 주택재개발사업을 통해 확보했다.
이 의사는 1901년 용산구 원효로2가에서 태어나 1917년 효창동 118번지로 이사했다. 1919년부터 1924년까지 용산역 역무원으로 일하다 1925년 일본 오사카로 건너갔다. 1931년 백범 김구 선생을 상하이에서 만난 이 의사는 이듬해인 1932년 1월 일본 도쿄 요요기연병장에서 신년 관병식을 마치고 돌아가는 히로히토 일왕에게 폭탄을 던지는 거사를 실행했다.
비록 의거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이 의사의 용기는 침체된 항일운동의 불씨를 살리는 기폭제가 됐다. 일제에 붙잡힌 이 의사는 그해 9월 도쿄법원에서 사형선고를 받았고 다음달 일본 이치가야 형무소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이 의사의 유해는 광복 이듬해인 1946년 국내로 봉환돼 효창공원 내 삼의사 묘역에 묻혔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기념관 내부에 사진과 활동 내역, 관련 유물을 다양하게 전시하고 이 의사의 생애를 주민들에게 알리겠다”며 “오는 10월 10일 이 의사 서거 88주기에 맞춰 준공식을 개최하고 보훈문화도시의 정체성을 확립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