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미 상원이 중국 기업을 겨냥해 증시 퇴출과 함께 사실상 신규 진입을 막을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미중 갈등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습니다. 앞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과 관련해 이를 외부로 돌리려는 중국 관리를 ‘얼간이’, ‘또라이’로 부르기도 했죠.
일단 이번 법안은 중국에 적지 않은 타격을 주게 될 것 같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1997년부터 미 증시에서 공모를 통해 660억달러의 자금을 끌어모았는데요. 지난해 기업공개(IPO) 건수는 25건으로 전체의 18%에 달했다고 합니다. 중국 정부의 입김이 기업들에 직간접적으로 들어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에서 이렇게까지 나오는데 굳이 미 증시에 상장해야 하느냐는 분위기가 중국 내부에서 형성될 것입니다.
법안을 발의한 존 케네디 공화당 상원의원은 “중국과의 신냉전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중국이 룰대로 행동해야 한다”고 지적했는데요. 현재 월가에서는 현재 미 증시에 상장돼 있는 알리바바와 바이두 같은 기업의 경우 별다른 일이 생기겠느냐는 시각입니다. 알리바바만 해도 이날 주가가 0.19% 빠졌지만 시가총액이 5,815억달러(약 714조원)에 달할 정도로 큰 기업이기 때문이죠. 루이싱커피가 분식회계로 문제가 됐지만 알리바바를 비롯한 대형 업체들은 회계에 큰 문제가 없을 거라고 보고 있기도 합니다. 이번 법안은 금융이슈가 아니라 정치이슈라는 것이죠.
하지만 중국 정부의 간섭으로부터 독립적이냐를 입증하는 것과 관련 자료를 내는 일이 쉬울 것만 같지도 않습니다. 미국 측이 이를 순순히 받아들일지도 미지수입니다. 미 당국이 꼬투리를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치이슈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 그렇습니다.
추가로 기업공개(IPO)를 하려는 중국 기업들이 런던과 프랑크푸르트, 싱가포르로 향하는 일이 많아지겠죠. 이대로라면 미중 갈등이 글로벌 자본시장 판도에도 큰 영향을 줄 것 같습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