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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현장]17살 정진영의 오랜 꿈, 40년 만에 이뤄졌다

/사진=에이스메이커스무비웍스/사진=에이스메이커스무비웍스



17살 소년의 꿈이 40년 만에 이뤄졌다. 배우에서 감독으로 변신한 정진영의 이야기다. 33년 연기 경력과 배우 조진웅의 지원사격을 받아 영화 ‘사라진 시간’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21일 오전 영화 ‘사라진 시간’의 제작보고회가 온라인을 통해 생중계됐다. 정진영 감독과 배우 조진웅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사라진 시간’은 의문의 화재사건을 수사하던 형사가 믿었던 모든 것이 사라지는 충격적인 상황과 마주하면서 자신의 삶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정진영은 영화를 통해 ‘사는 게 무엇인지’, ‘나라는 존재는 뭔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관객들이 스토리를 예상하지 못한 곳으로 끌고 가고 싶은 욕망이 있어서 그런 식으로 내용을 구상했다. 그래서 기존에 익숙한 내러티브와 다른 방식으로 생각했다”며 “감독을 해보겠다고 한 게 4년 전이다. 시나리오를 두 개 썼었는데 익숙한 내용이라 버렸고, 이번에 새로 쓴 게 영화화됐다. 훌륭한 배우들이 연기를 해줬기 때문에 이야기가 영화로 구현될 수 있었다”고 했다.

주인공인 형사 박형구 역을 맡은 조진웅은 “작품이 미묘한 맛이 있다. 이걸 어떻게 설명할 수 없다”며 “세상 어디에 해저 아주 깊은 곳에 있던 보물이 나온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말 본인이 시나리오를 쓰신 건지, 어디 원작이 있는 게 아닌지, 표절이 아닌지 의심까지 했다”며 “촬영을 하면서도 감독의 천재적인 내러티브에 홀렸다”고 극찬했다.


영화는 배우 정진영이 처음으로 연출에 도전해 관심을 모았다. 그는 “17살 무렵의 꿈을 57살에 이루게 됐다”며 “감독으로 이렇게 서니 굉장히 긴장되고 떨린다. 어젯밤에 잠을 못 잤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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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연출에 대한 갈증보다는 용기를 냈다고 생각한다”며 “만들었다가 ‘망신당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에 겁을 냈던 것 같다. 사실 지금도 겁이 난다. 그러나 그거 겁을 내다간 내 인생이 그냥 지나가겠구나 싶었다. 비난은 감수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해보자는 뻔뻔함과 용기가 생겼다”고 연출에 도전한 계기를 전했다.

조진웅은 배우가 아닌 감독 정진영과 작업한 것에 대해 “제가 생각했을 때 포지션만 달라지신 것 같다”며 “작품을 대하는 인간으로서의 모습은 변하지 않았다. 배우들에게 귀감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감독님이라 부르는 게 자연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내가 감독이 된다면 나의 롤모델일 것”이라며 “감독님으로서 예술적인 가치를 유지하고 계신다. 후배로서 상당히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영화 현장에서 배우로서 일을 해온 정진영은 감독으로서의 고충도 알게됐다. 육체적으로 몸은 힘들지언정 마음만은 행복했다고. 그는 “시나리오 작업할 때나 촬영 준비, 작업을 할 때는 행복했다”며 “하루에 평균 3시간 밖에 못 잤다. 그렇게 하다보니 육체적으로 힘들었다”면서도 “(영화 작업을 할 때면) 무슨 엄청난 보약을 먹은 것처럼 힘이 났다. 너무 행복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진영은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색다름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스태프, 제작사의 도움으로 자유롭게 작업했다”고 말해 기대를 높였다.

한편 영화 ‘사라진 시간’은 다음 달 18일 개봉한다.

이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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