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가 8조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 조성을 완료했다. 아시아에서 3번째로 큰 규모의 펀드 조성에 성공하면서 MBK는 27조원 가량의 운용자산(AUM)을 거느린 아시아 최대 ‘독립계’ 사모펀드로 올라서게 됐다.
21일 사모펀드업계에 따르면 MBK는 지난 20일 65억달러(한화 약 8조원) 규모의 5호 블라인드 펀드 조성을 최종 완료했다. 이는 국내 사모펀드 중에서 가장 큰 규모일 뿐만 아니라, 중국 힐하우스(102억달러)와 미국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91억달러)에 이은 아시아 세 번째 규모다.
MBK는 지난 2005년 14억달러(1조4,300억원, 당해연도 평균환율 적용)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로 출발한 1세대 국내 사모펀드다. 이후 △2008년 13억달러(1조5,000억원) △2013년 24억달러(2조5,400억원) △2017년 40억달러(4조5,000억원) 규모로 2~4호 펀드를 결성했다. 이번 65억달러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 조성으로 운용자산도 225억달러(한화 27조9,000억원) 규모로 늘어나게 됐다. 홍콩계 투자기업인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의 300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지만 경영권을 사고파는 사모펀드 투자보다는 헤지펀드의 투자 비중이 더 크다.
특히 이번 블라인드 펀드는 코로나19 사태를 뚫고 6개월여 만에 자금 모집에 성공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MBK는 롯데카드 인수를 완료한 지난해 10월 본격적으로 자금 모집에 착수한 바 있다. 이후 11월 일본 도쿄에서 연 연차총회에서 42억 달러(한화 5조1,000원) 규모로 1차 자금모집에 성공했다는 발표를 해 사모펀드 업계를 놀라게 했다. 특히 올해 들어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해외 기관투자자가 사실상 모든 업무를 중단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통상 1년이 걸리는 자금모집 기간을 6개월로 단축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이처럼 MBK가 아시아 1등 사모펀드로 올라서게 된 배경엔 빛나는 투자 실적이 있었다. 내부수익률(IRR) 7.5%로 지난해 청산한 1호 블라인드 펀드를 제외하면 모든 펀드의 수익률이 20%를 훌쩍 넘는다. 코웨이 매각 등이 포함된 2호 펀드의 경우 수익률이 27.1%이고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등이 포함된 3호 펀드의 성적표는 31.4%에 달한다. 대성산업가스와 골프존 등에 투자한 4호 펀드의 경우 투자개시 3년 만에 수익률 31.2%에 올라섰다. 지난 1년 동안 투자 회사 매각을 통해 회수한 금액만 50억달러(한화 6조1,000억원)다.
이번 5호 블라인드 펀드에는 국민연금과 행정공제회 사학연금 등을 포함해 국내외 50여곳의 기관투자자가 출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