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주택

무순위 청약 ‘줍줍’ … 로또당첨 밀려난 청약개미 ‘희망고문?"



무순위 청약, 이른바 ‘줍줍’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나올 때마다 엄청난 인파가 몰리고 있다. 줍줍 정보가 아름 아름 알려지나 보니 무순위 청약 정보만 제공하는 카페도 생겨날 정도다.

한 전문가는 “줍줍의 경우 주택이나 청약통장 보유 여부 등에 상관없이 신청이 가능하다 보니 로또 당첨에서 밀려난 청약개미들의 주요 내집마련 창구가 되어 가고 있다”며 “무엇보다 현금부자들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률이 치열하다 보니 또 다른 희망고문이 되는 모양새이다”고 덧붙였다.


줍줍의 백미는 지난 20일 실시 된 서울 성수동 ‘아크로 서울포레스트’의 무순위 청약이다. 청약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됐다. 3가구를 공급하는 데 시간당 3만 명 가량이 접수해 마감 시간인 오후 5시까지 약 26만 명이 신청했다. 지금까지 진행된 1순위 청약은 물론 무순위 청약까지 통틀어 사상 최고 기록이다. 이번에 공급되는 3가구 모두 대출이 전혀 되지 않는 15억 원 이상 초고가 주택이다. 당첨되더라도 전액을 자체 조달해야 하지만 3년 전 분양가로 공급되나 보니 시세차익이 약 10억 원에 이른다. 청약통장과 가점이 필요 없는 ‘줍줍’에 현금부자들이 대거 몰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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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뿐만이 아니다. 웬만한 지역에서 나오는 줍줍은 경쟁률이 상상을 초월한다. 19일 진행된 대구 청라힐스의 경우 2가구 모집에 4만 3,645명이 몰렸다. 이 단지의 무순위 청약은 대구·경북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인 자로 1인당 청약 1건으로 제한해 자이 홈페이지를 통해 인터넷 접수를 받았다.

18일에는 현대건설 등이 경기 하남 감일지구에 공급하는 ‘하남포웰시티’의 청약 부적격자 물량 11가구 재모집에 6,000건이 넘는 신청이 몰렸다. 줍줍 신청 조건이 까다로웠지만 2년 전인 2018년 첫 분양 당시의 분양가로 공급됐다. 11일 인천 힐스테이트 ‘송도더스카이’에는 50가구 모집에 5만 8,763명이 신청했다. 이달 초 위례신도시 하남시 권역 ‘중흥S-클래스’에서 나온 전용면적 172㎡ 펜트하우스 2가구 무순위 청약에는 4,043명이 몰리기도 했다.

줍줍 열기가 지속 되는 이유는 서울 등 주요 지역에서 공급되는 새 아파트의 경우 가격 통제로 당첨만 받으면 로또다. 이런 물량의 대부분은 가점제로 공급되고 있다. 1순위자 혹은 청약가점이 낮은 경우 당첨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렇다 보니 청약통장도 필요 없고 가점도 신경 안 써도 되고, 무작위 추첨으로 당첨자를 가리는 줍줍에 수요자들이 대거 몰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워낙 공급되는 물량이 적다 보니 당첨 가능성은 로또 복권만큼 희박하다. 대다수에게는 희망고문인 셈이다.

김흥록 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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