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코로나 기금 '성격' 놓고 EU 분열

독일·프랑스 '보조금' 제안했는데

네덜란드 등 4개국선 '대출' 주장

집행위, 이번주 예산 활용안 제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베를린과 파리에서 각각 화상으로 진행된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두 정상은 이 자리에서 유럽연합(EU) 차원에서 5,000억유로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심각한 피해를 본 회원국을 지원하자고 제안했다. /베를린=AFP연합뉴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베를린과 파리에서 각각 화상으로 진행된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두 정상은 이 자리에서 유럽연합(EU) 차원에서 5,000억유로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심각한 피해를 본 회원국을 지원하자고 제안했다. /베를린=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피해를 본 유럽의 경제회복을 위한 자금조달 방안을 놓고 각국이 파열음을 내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이번주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EU 예산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 방안에는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회원국들에 5,000억유로(약 676조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기 위해 공동채무를 발행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8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 조치의 윤곽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23일 네덜란드와 오스트리아·덴마크·스웨덴이 보조금 개념에 대해 거부 의견을 내고 대출만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긴급자금’ 조성을 제안하면서 분열이 발생했다. EU의 한 외교관은 오스트리아와 덴마크·스웨덴·네덜란드 등 일명 ‘검소한 4개국(Frugal Four)’이 이에 대해 “선을 긋고 방어적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EU 집행위원회와 프랑스·독일이 제시한 방안의 경우 수혜국가들의 상환 의무가 없지만 오스트리아 등의 제안을 따를 경우 상환 의무가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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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EU에서 재정적 연대를 더 빨리 보여주지 않아 전염병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은 남부 회원국들의 분노를 달래는 동시에 북부 강경파도 이 계획에 동의하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전 독일 재무장관은 “평생 겪어보지 못한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대출보다는 환급 불가능한 보조금이 필요했다”며 “만약 유럽이 기회를 얻기를 원한다면 연대를 보이고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관들은 EU의 지원조건, 특히 경제회복을 이루기 위한 요건이 앞으로 논의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해당 보고서를) 봤으며 지난 몇 주 동안 발표된 다른 제안과 마찬가지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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