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 열풍이 거셌던 2019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는 1·2년 차 우승이 열세 차례나 됐다. 전체 30개 대회 트로피 중 절반에 가까운 43.3%를 루키와 소포모어가 가져간 것이다. 시즌 3개 대회 만에 신인 우승(조아연)이 터지는 등 루키가 8승을 합작했고 2년 차 최혜진은 혼자 5승을 쓸어담았다.
올 시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파행을 겪었지만 1·2년 차가 일으키는 바람은 여전히 거세다. 시즌 두 번째 대회이자 코로나 사태 속 첫 일정인 지난 14~17일 KLPGA 챔피언십에서 2년 차 박현경이 우승상금 2억2,000만원을 가져갔고 투어 재개를 누구보다 기다렸을 신인들도 두각을 드러냈다.
신예 열풍의 다음 타깃은 28일부터 나흘간 경기 이천의 사우스스프링스CC(파72)에서 열릴 E1 채리티 오픈(총상금 8억원)이다. 이 대회는 코로나19 시대에 기업이 주최하는 첫 프로골프 정규대회다. KLPGA 챔피언십은 협회가 주최·주관한 대회였다.
2년 차가 된 지난 시즌 신인들은 이번 대회도 강력한 우승후보군을 이루고 있다. 2019시즌 루키 8승 합작의 주역인 임희정(3승)·조아연(2승)·이승연(1승) 등이 총출동한다. 데뷔 시즌은 우승 없이 보냈지만 지금은 ‘메이저 퀸’이자 상금 1위인 박현경은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이들 중 지난 시즌의 최혜진처럼 ‘2년 차 신화’를 쓸 만한 예비 슈퍼스타를 찾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박현경이 치고 나갔지만 임희정·조아연도 각각 1타 차 공동 2위, 공동 19위로 출발이 나쁘지 않았다. 특히 임희정은 KLPGA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초반 5타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같은 조 박현경에게 우승을 내준 터라 이번주 반격이 기대된다. 지난 시즌 우승 없이도 강한 인상을 남긴 이가영·이소미는 박현경처럼 2년 차 시즌 초반에 첫 우승을 노린다.
이번 대회 144명의 참가 선수 중 34명이 신인이다. 지난 대회에 출전한 신인 중 가장 순위(공동 9위)가 높았던 김리안·강지선·전예성에게 눈길이 쏠리는 가운데 지난해 이미 1승을 챙긴 유해란도 신인상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태세다. 골프여제 박인비, 세계랭킹 1위 고진영이 참가했던 지난해 8월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유해란은 추천선수 자격으로 깜짝 우승했다. 그에게는 올 시즌이 공식 루키 시즌이다. 18세 추천선수 홍예은도 눈여겨봐야 한다. 지난해 10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 2차전을 가볍게 통과해 LPGA 2부 투어 출전권을 따낸 유망주다. KLPGA 투어와 LPGA 투어 출전 경험도 적지 않아 유해란 같은 깜짝 활약이 예상된다.
LPGA 투어 소속 이정은·김효주와 일본파 배선우·이보미·안선주도 나선다. 지난 대회에서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던 배선우는 짜릿했던 기억이 생생한 코스에서 다시 우승을 두드린다. 그는 2016년 3라운드로 진행된 E1 대회에서 보기 없이 20언더파 196타로 데뷔 첫 승을 따냈다. KLPGA 투어 54홀 최소타 기록이었다. 앞서 8홀 연속 버디 기록(2015년 조윤지)이 터진 것도 이 대회, 이 코스였다. 4라운드로 하루가 늘어난 올해 E1 대회는 무관중으로 진행되며 컷 탈락한 선수들에게 LS네트웍스 30만원 상품권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