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안된 정책들은 기업의 기를 살리는 데 방점이 찍혔다. 법인세를 내려 기업의 투자 여력을 늘리고 탄력적 근로시간 운영을 통해 근로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시간당 9.35유로인 최저임금을 더 올리면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우려가 있으므로 그 부담을 덜어주자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민간 부문이 활력을 되찾고 이는 결국 일자리 증가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독일은 2003년 노동시장을 수술해 기업 경쟁력을 회복하고 장기침체를 극복한 경험이 있다. 당시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이끌던 사민당은 하르츠위원회를 구성해 해고 및 파견 규정 완화, 실업급여 지급기간 축소 등을 담은 대타협안을 마련했다.
프랑스 정부 역시 친기업정책으로 위기돌파에 나섰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24일 총 80억유로(약 10조8,000억원) 규모의 자동차 산업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현재 33%인 법인세를 2022년 25%까지 낮추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경쟁국들은 기업에 힘을 실어주는데 우리는 역주행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22%였던 법인세율을 최고 25%로 인상했다. 획일적 근로시간 규제 등 친노조 정책은 요지부동이고 노동개혁에는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하기는커녕 낙오자가 될 수 있다. 정부 여당은 기업에 투자·일자리 창출을 주문하기 전에 독일·프랑스의 기업 살리기 노력을 배우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