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호 울산시장. /사진제공=울산시2018년 울산시장 선거와 관련한 청와대의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수사에 비협조적인 인물들을 언급하며 “출석을 조직적으로 거부하는 것으로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검찰은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1월 송철호 울산시장과 송병기 전 부시장,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13명을 우선 기소한 검찰은 4·15총선 이후 공범 등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재개했다. 이 때문에 먼저 기소된 피고인들에 대한 수사기록 열람·복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재판은 공전하고 있다.
이 사건 수사를 담당하는 김태은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장은 이날 법정에서 “공범 등 연관 수사가 진행 중인데 중요 참고인과 피고발인 다수가 소환에 불응하거나 임의로 일정을 늦춰 수사가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장검사는 “송병기 전 부시장의 경우 기소된 건 외에 다른 관련 사건의 피의자 신분인데, 지난 11일부터 출석을 요구했음에도 불응하거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사건에 관련된 경찰관들의 출석 불응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부장검사는 “중요 참고인인 현직 경찰관 다수가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에 불응하고 있다”며 “출석 대상 경찰관은 첩보 하달과 수사 진행 경과에 관련된 국가공무원들로,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려면 각 경찰관들의 공적 업무와 관련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경찰관 개인의 일이 아니라 공무와 관련된 것이며, 특히 국가공무원에는 성실 의무가 부여돼 있으므로 소환됐을 때 성실히 응할 의무가 있다”고 꼬집었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 /연합뉴스김 부장검사는 “현 상황은 조직적 출석 거부가 아닌가 우려된다”면서 “이는 본 사건의 실체적 진실 발견을 막고 신속한 수사를 방해하려는 것 아닌지 유감”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송철호 시장과 송병기 전 부시장의 변호인은 “검찰은 피고인들의 별건 수사에 집중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특히 이날 새벽 송철호 시장 캠프 출신 김모 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사실을 거론하며 “영장 청구서의 범죄사실에 보면 송철호 시장이 뇌물수수의 공범으로 기재됐고, 올해 1월부터 이미 김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검찰은 향후 이 사건과 관련해 추가 기소할 사건과 이 사건을 병합 심리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하기도 했다. 김 부장검사는 “양 건은 증거가 공통되고 분량도 방대하다”며 “분리해서 심리하기보다 병합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나 싶다”며 “조만간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기소되면 병합 심리 여부도 검토해달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검찰에 적극적으로 기록을 제공해 달라고 주문했다. 재판부는 제공 상황을 중간 점검하기 위해 오는 7월24일 3차 공판준비기일을 열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