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광글라스(005090) 자회사 합병 관련 일지
구분 | 내용 |
3월 18일 | 삼광글라스, 자사 투자 부문이테크건설 투자 부문군장에너지 합병해 그룹사업 지주사 전환계획 발표 |
4월 5일 | 삼광글라스 소액 주주, 이복영 삼광글라스 회장이 지분 승계를 위해 합병비율 임의로 산정했다며 반발 |
4월 5일 | 삼광글라스, 합병비율산정에 문제가 없고 경영권 승계와 무관하다는 내용의 입장 발표 |
4월 9일 | 금감원, 삼광글라스에 합병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 |
5월 11일 | 디앤에이치투자자문, 삼광글라스 유리사업부 매각 제안 |
5월 20일 | 삼광글라스, 계열사 합병비율 변경해 정정공시 |
5월 20일 | 디앤에이치투자자문, 삼광글라스 감사 선임 제안 |
5월 28일 | 금감원, 삼광글라스에 2차 합병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 |
7월 1일 | 삼광글라스, 합병안을 안건으로 다룰 임시주주총회 개최 |
삼광글라스 합병비율을 둘러싼 논란이 확대될 전망이다. 대주주를 제외하고는 삼광글라스의 지분이 가장 많은 신영자산운용이 합병비율을 문제 삼아 삼광글라스와 이테크건설, 군장에너지 3사의 합병에 반대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일부 소액주주는 오는 7월 예정된 삼광글라스 임시주주총회에 감사후보 선임 안건 부의를 제안하는 등 본격적인 주주행동에 들어갔다. 삼광글라스는 관련법이 정하는 규정 내에서 일부 소액주주의 요구를 다 들어준 만큼 더는 양보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금감원은 삼광글라스 주식의 가치를 기존안보다 10% 높게 산정한 수정합병비율을 제시한 삼광글라스의 2차 합병신고서에 대해 재차 정정을 요구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영자산운용은 지난 26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주최한 ‘합병비율 산정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향’ 세미나에서 참석해 오는 7월 1일로 예정된 삼광글라스 주주총회에서 삼광글라스의 합병안에 반대할 것임을 시사했다.
원주영 신영자산운용 마라톤가치본부장(이사)은 세미나에서 “(저희는)합병 반대를 할 생각이고, 합병될 경우 무효소송까지 할 것”이라며 “고객의 돈을 위탁받아서 운용하는 입장에서 그냥 넘어가 면 선관의무를 져버리는 것으로 소송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삼광글라스는 지난 3월 자사 투자 부문과 자회사 이테크건설의 투자 부문, 군장에너지를 합병해 그룹의 사업 지주사를 설립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공시했다. 당초 이달 14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분할 및 분할합병을 결정할 예정이었지만 디앤에이치투자자문과 일부 소액 주주가 세 회사의 합병비율(삼광글라스·군장에너지·이테크건설이 1대3.87대2.53)을 문제 삼았다. 이들은 삼광글라스의 기준시가(2만6,000원)는 낮고, 군장에너지와 이테크건설의 기준시가는 높게 잡음으로써 최대주주 승계를 위해 삼광글라스 소액주주에게 피해가 가도록 합병비율을 산정했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금감원의 합병 증권신고서 정정요구에 삼광글라스가 지난 20일 합병 대상 중 삼광글라스 투자부문의 기준 시가를 2만9,000원으로 10%가량 높인 수정합병비율을(1대 3.22대 2.14)을 내놓으며 사태가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달 기준으로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5.1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신영자산운용이 수정합병안에도 반대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며 변수가 생겼다. 디앤에이치투자자문과 삼광글라스 소액주주 비상대책위원회는 삼광글라스가 새로 제시한 합병 비율에도 반대하며 신영자산운용 등 소액주주와 연대해 주주행동에서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조성배 삼광글라스 소액주주 비상대책위원장은 “삼광글라스의 기준가치를 10% 높였지만, 여전히 삼광글라스의 본질 가치를 무시한 회사의 안을 비대위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삼광글라스와 소액주주 연대는 지난 20일 오는 7월 1일 있을 주주총회에 전 KBO 사무총장인 김선웅 변호사를 감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제안한 상태다. 감사선임 안건의 경우, 대주주 의결권이 3%로 제한돼 통과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소액주주연대 측은 기대하고 있다.
28일에는 금융감독원이 삼광글라스가 2차로 제출한 합병신고서에 대해 또 다시 정정을 요구하며 논란을 키웠다. 구체적인 정정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소액주주연대 측은 금감원이 합병비율을 문제 삼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삼광글라스는 기존 합병이 이뤄져 온 기준시가를 반영한 데다가, 기준시가의 10% 할증을 통해 관련법 내에서 최대한 일부 소액 주주요구를 들어준 만큼 더는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삼광글라스 관계자는 “합병비율은 관련법이 정한 한도 내에서 3개사 모두의 기업가치 증대를 위한 최선의 방안”이라며 “금감원의 합병증권신고서 정정요구는 자료보완 차원 정정요청이고 주총일정은 회사 계획에 따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소액주주 입장이 관철될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소액주주 연대를 제외한 주주 중 일부가 무리한 요구로 인한 합병 무산을 우려해 삼광글라스 입장에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기 때문이다. 합병비율에 반대하는 쪽에서는 삼광글라스 투자 부문의 기준시가를 8만~9만원 수준으로 산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일부 주주는 디앤에이치투자자문이 지난 11일 주주제안에서 삼광글라스의 주력 사업인 유리사업부문을 매각하라는 주주제안을 보낸 것에 대해서도 기업의 장기 성장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삼광글라스는 최대주주 이복영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지분의 45.38%, 지분 1% 이하 개인투자자가 지분의 42.19%를 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