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 19)에 따른 국내외 성장세에 대해 “두 분기 정도의 마이너스 성장 후 반등이 지금으로선 최선의 시나리오”라고 진단했다.
김 차관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까지의 충격만으로도 세계경제의 깊은 침체는 불가피하다. 진짜 피해야 할 것은 장기간 침체의 위험”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팬데믹 복원력(pandemic resilience)’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코로나 19 위기가 대공황보다 더 큰 충격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다행히 아직 금융위기로 번지지 않았다”면서 “현재 세계 금융시장은 최악의 상황을 넘기고 진정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는 각국 중앙은행과 재정 당국의 과감하고 기민한 정책 대응에 힘입은 바가 크다”며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은 필요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한다는 원칙을 세웠는데, 이들 중앙은행은 인상적인 복원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특히 EU의 유럽구제기금 신설 움직임과 관련해 “건전재정을 숭상하고 현금지급을 극도로 꺼리는 독일이 이전 도그마를 벗어던지고 프랑스와 손잡고 이 제안을 밀어붙이는 상황이 매우 생소하다”며 “유로 동맹이야말로 코로나 위기 앞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깜짝 놀랄 수준의 복원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각국 중앙은행과 금융당국이 쏟아낸 지원책이 만료될 경우 민간 경제의 어려움이 더 커질 수 있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김 차관은 “많은 나라가 긴급하게 도입한 파격적인 임시지원 프로그램은 몇 달이 지나면 만료된다”면서 “그 이후에도 경제가 제대로 회복되지 않으면 가계의 어려움은 더 엄혹한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대규모 지원 프로그램이 더 연장되면 경제충격은 줄어들겠지만, 재정정책이 감당할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누가 그 막대한 부담을 질지에 대해 차원이 다른 논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차관은 “미증유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충격에 전 세계가 초기에 우왕좌왕하다가 이내 그동안 쌓아온 제도를 단기간에 업그레이드해가며 대처해온 관성과 복원력을 믿는다”면서 “세계는 이미 각자 알아서 사는 성곽사회로 돌아가기에는 너무나 깊고 복잡하게 얽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어려운 분기가 될 것이라는 2분기도 벌써 두 달이 지났다”며 “퇴원이 멀지 않았다는 설렘과 진통제 약효가 떨어지면 다시 통증이 도질지 모른다는 걱정이 교차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