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용 D램 가격이 언택트(비대면)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제자리걸음을 하며 반도체 업계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반도체 특수가 기대보다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31일 시장조사기관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5월 서버용 D램 DDR4 32GB 고정거래가격은 143.1달러로 지난달과 같았다. 4월 서버용 D램 가격 상승률이 18%에 달했다는 점에서 연초부터 이어져 오던 상승세가 멈춘 셈이다. 서버용 D램 가격은 지난해 말 개당 106.0달러를 기록한 후 올 1월(109.0달러), 2월(115.5달러), 3월(121.3달러), 4월(143.1달러) 등 매월 꾸준히 상승한 바 있다.
5월 PC용 D램 고정거래가격은 개당 3.31달러를 기록했다. 전월(3.29달러) 대비 0.6% 오르는 데 그쳤으며 지난해 6월과 가격이 같다. 2018년 9월 가격(8.19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재택근무 활성화로 비디오 스트리밍 수요 등이 증가하면서 클라우드 업체들의 수요 강세가 관찰됐으나 동남아시아에 자리한 업체들의 공장(서플라이체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D램 출하 속도가 둔화돼 가격 상승이 제한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D램 공급사들은 제품 생산수율 향상으로 올 하반기에는 D램 공급량을 추가로 늘릴 것으로 전망돼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D램익스체인지는 올 3·4분기 서버용 D램 판매가격이 제자리걸음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등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올 4·4분기 서버용 D램 가격은 공급량 증가에 따라 10%가량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PC용 D램 현물가격 추이도 좋지 않다. PC용 D램(DDR4 8Gb 기준) 개당 가격은 이날 3.06달러로 언택트 경제 활성화로 PC용 D램 수요가 급증했던 4월 초 가격인 3.63달러와 비교해 20%가량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현물가격 추이가 고정거래가격의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반도체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다만 업황 반등에 대한 기대도 여전하다. 글로벌 D램 시장 3위, 낸드플래시 4위인 마이크론은 최근 실적을 발표하며 2020년 회계기준 3·4분기(3~5월) 매출 전망치를 52억~54억달러로 상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