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영국 외무장관 "홍콩인들 외면하지 않겠다"…英시민권 부여 추진

"홍콩인들에 대한 책무 저버리지 않을 것"

미 WSJ도 영주권 발급 주장…"홍콩 젊은이에 中저항 용기 부여"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 /AFP연합뉴스


중국이 홍콩국가보안법을 강행 처리한 것과 관련해 영국 외무장관이 홍콩에 대한 영국의 책무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도미닉 라브 장관은 31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출연해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강행할 경우 우리는 영국해외시민여권(BNO)을 가진 사람들이 영국으로 올 수 있도록 권리를 부여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영국해외시민(British National Overseas·BNO) 여권은 1997년 영국이 홍콩을 중국에 반환하기 전에 300만명의 홍콩주민이 소지했던 ‘영국부속영토시민’(BDTC) 여권을 대체한 여권이다. 홍콩 반환 이전의 BDTC 여권이 영국에서 거주할 권리까지 보장했던 것과 달리 BNO 여권은 무비자로 영국을 방문할 수는 있도록 했지만, 영국 내 거주·노동의 권리는 없었다.


그러나 홍콩보안법 사태 이후 영국 정부는 BNO 여권을 소지했던 모든 홍콩인에게 영국 시민권 부여를 포함해 거주이전의 권리를 확대해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홍콩의 중국 반환 전에 태어나 BNO 여권을 보유했던 홍콩인은 290만명으로 추정된다. 단 라브 장관은 이들 중 소수만이 실제로 영국으로 이주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우리는 홍콩인들에 대한 우리의 책무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며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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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홍콩 주민들에게 영주권을 발급해주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의 유력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 사설에서 “홍콩은 중국식 독재 모델과 서구 자치모델 간 대결의 최전선”이라며 미국의 타격을 최소화하면서 중국에 부담을 가하는 정책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홍콩 주민에게 미국에서 거주하면서 일할 수 있는 영주권을 제공하자”라며 “그들이 원한다면 미국 시민권도 가능한 방식”이라고 제안했다.

‘홍콩특별지위 박탈’을 비롯한 대중국 압박조치에 대해선 “베이징의 가해자보다는 홍콩의 무고한 주민에게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면서 “홍콩 시민에게 미국으로 피신할 길을 열어주는 게 더 좋은 아이디어”라고 강조했다. WSJ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이민을 원하는 홍콩 시민에게 이용 가능한 비자를 만들어줘야 한다”면서 “홍콩에서 시위에 참여한 이들은 이미 박해를 받을 수 있다는 공포감에 놓여있고, 이는 망명 신청의 자격이 된다”고 덧붙였다.

WSJ은 “영주권을 부여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홍콩인은 홍콩에 남을 것이다. 홍콩은 여전히 그들의 터전”이라며 “그렇지만 전체주의 중국에서 벗어나 갈 곳이 있다는 새로운 자신감을 홍콩인들에게 제공하고, 젊은이들에게는 베이징에 저항할 용기를 부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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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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