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지원 계획 철회로 경영난을 겪는 쌍용자동차가 서울서비센터를 1,800억원에 매각했다.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쌍용차(003620)가 올해 위기를 넘기려면 정부와 산업은행의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쌍용차는 PIA자산운용에 서울 구로동 서울서비스센터(토지면적 1만8,089㎡, 건평 1만6,355㎡)를 ‘매각 후 임대’조건으로 1,800억원에 매각한다고 1일 밝혔다. 매각금액은 이달 말까지 입금될 예정이며 매각 후 임대 조건인 만큼 서울서비스센터에서의 고객서비스는 기존과 동일하게 진행된다. 1차 임대 기간은 3년이다.
쌍용차는 지난달 국내외 자산운용사, 증권사, 부동산개발사, 시공사 등 20여개사를 대상으로 경쟁입찰을 실시했다. 총 8개사가 입찰에 참여했으며, PIA자산운용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PIA자산운용은 지난 2017년 5월 출범한 대체투자 전문 자산운용사로 2019년 10월 말 기준 총 15개의 프로젝트 펀드 총 운용자산(AUM) 약 6,500억원을 설정해 국내외 부동산, 인프라, 기업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쌍용차는 부산물류센터에 이어 이번 서울서비스센터까지 비핵심자산 매각을 마무리했다. 이제는 신차 개발과 상품성 모델 출시 등 제품군 재편작업을 통해 실적향상에 나설 방침이다. 쌍용차는 올 하반기 ‘G4 렉스턴’ 부분변경 모델, 티볼리 롱바디 버전인 ‘티볼리 에어’를 출시할 예정이다. 내년 초에는 국내 첫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경영쇄신과 비핵심자산 매각을 통한 단기 유동성 문제 해결 뿐만 아니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과 협력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있도록 국가적인 지원과 사회적 관심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자산 매각으로 쌍용차의 유동성 위기론을 잠재우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1·4분기 기준 쌍용차의 현금성 자산은 498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1,258억원 대비 반토막 난 것이다. 쌍용차의 자본총계는 2,099억원, 부채총계는 1조5,861억원으로 부채비율은 755%에 달한다. 통상 기업 자금 건전성 기준으로 통하는 부채비율 200%로 낮추기 위해 쌍용차에 추가로 필요한 금액은 1조원이 넘는다. 정부와 산업은행의 지원이 쌍용차에 남은 유일한 카드인 셈이다. 앞서 쌍용차 노사는 오는 7월 만기가 다가오는 산업은행 차입금의 만기 연장과 추가 자금 지원을 위해 정부와 산업은행에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까지 뚜렷한 대답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