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 멤버십 서비스 론칭을 계기로 네이버가 시장 지배력을 남용한다는 논란이 새로운 분기점을 맞았다. 공정위는 플랫폼 규제방안을 정립하기 위한 TF(태스크포스)를 발족시키는 한편 오는 7월 네이버가 네이버페이 가맹사를 우대했다는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심판에 본격 착수한다.
네이버는 1일 쇼핑·웹툰·음악·클라우드 등 자사 서비스를 아우르는 구독형 멤버십 서비스 ‘네이버플러스’를 론칭했다. 월 4,900원을 지불하면 네이버페이로 결제 시 최대 5% 포인트가 적립된다는 게 핵심이다. 결제금액 기준으로 20만원까지는 5%, 그 이상으로는 2%(일반 이용자는 1%) 적립률이 적용된다. 이외에 웹툰을 열람할 수 있는 ‘쿠키’, 음악 플랫폼 ‘바이브’ 음원 300회 재생권, 클라우드 100GB 추가 이용권 등 콘텐츠 분야 혜택이 추가된다. 추가 금액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혜택 확대가 가능해 생태계에 파란을 몰고 올 조짐이다.
특히 e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락인(Lock-in)’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페이 적립을 강화한 부분이 이슈다. 고객이 네이버에서 물건을 검색하고, 포인트 적립을 위해 ‘+(플러스)’ 표기가 추가된 ‘주문형 가맹점’에서 결제하는 시나리오다. 사업자들은 ‘주문형’과 ‘결제형’으로 나눠 네이버페이 간편결제에 입점하는데, 결제수단 중 하나로 네이버페이가 노출되는 결제형과 달리 주문형은 가맹점 홈페이지상 주문 체결 단계부터 페이 버튼을 눌러 결제가 이뤄져 종속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이에 “사실상 페이 가맹점을 우대하고 나머지 사업자를 차별하는 정책”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반면 네이버는 “고객에게 페이 적립이 가능한 결제처를 알려 이용자 후생을 보장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입장이다.
이는 앞서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조성욱)가 네이버가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고 결론 내린 사안과 내용이 유사하다. 지난해 11월 공정위는 네이버가 키워드 검색 시 네이버페이 등록사업자나 ‘스토어팜(현 스마트스토어)’ 상품을 검색창 상단에 노출해 공정한 경쟁을 방해했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송부했다. 해당 안건은 다음달 본격적으로 심판절차를 밟는다. 공정위 관계자는 “관련 사안을 오는 7월 초부터 순차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네이버가 플랫폼으로서 가지는 독과점 지위를 문제 삼으며 지난 2008년에도 2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으나 대법원에서 패소해 이번에는 결과가 다를지 이목이 쏠린다. 한 공정거래 전문 변호사는 “독점적인 시장 지배력을 가진 플랫폼 사업자라는 네이버의 지위가 쟁점”이라며 “경쟁 없이 정책을 통해 여타 결제수단이 아닌 네이버페이라는 특정 결제용역서비스로 고객을 유입시키는 것 역시 ‘끼워팔기’로 분류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황 고려대 교수와 공정위 사무처장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온라인 플랫폼 분야 법집행기준 마련 TF’를 통해 온라인 플랫폼 분야 심사지침 마련에도 돌입한 상황이다.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지난해 134조5,000억원에 달하는 등 플랫폼 특성을 반영한 공정거래법 집행기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다. 공정위 관계자는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행위에 대한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 판단기준을 명확히 하기 위해 심사지침 제정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