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7일 향후 2년 간 회계업계를 이끌 한국공인회계사회(한공회) 회장 선거가 열린다. 이번 선거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자투표 방식이 도입되면서 그간 저조했던 투표율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가 높다. 특히 역대 가장 많은 후보자가 출마하면서 후보자들의 공약에도 관심이 쏠린다. 서울경제신문에서는 이번 한공회 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①채이배 전 민생당 의원 ②정민근 안진회계법인 부회장 ③최종만 신한회계법인 대표 ④김영식 삼일회계법인 회장 ⑤황인태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기호순)의 공약을 분석하고 출마의 변을 듣는다.
이번 한국공인회계사회(한공회) 회장 선거에 기호 2번으로 출마한 정민근(64) 안진회계법인 부회장이 내세운 슬로건은 ‘회계사, 지키겠습니다’이다. 정 부회장은 서울경제와 인터뷰에서 과도한 규제, 책임, 징계 정책으로 과잉 통제산업으로 변모한 회계 산업에서 건전한 생태계를 조성할 것”이라며 슬로건의 의미를 설명했다.
정 부회장은 ‘외부 감사인의 과도한 법적 책임 완화’를 가장 중요한 공약으로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회계 감사 과정에서 문제가 있을 때 감사인의 손해배상 제척기간을 8년으로 정하고 있다. 이는 상법상 채권 소멸시효(5년)에 비해서도 지나치게 길다는 게 정 부회장의 주장이다. 그는 “손해배상 소멸기간이 8년이면 감사조서도 8년간 보관해야 하는 등 감사인의 부담이 커진다”라며 “21대 국회가 이를 다시 5년으로 줄이는 법 개정을 추진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 4년간 한공회 직무부회장 겸 미래전략 부회장을 역임했다. 그는 이 같은 경력을 ‘협회 회장으로서 대형·중견·중소 법인이 포함된 업계를 아우르기에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공회 부회장 직을 수행하며 중견·중소 회계법인 감사반 업무 지원을 하며 업계 전체를 이해하고 있다고 자신한다”라며 “일반 감사 기준보다 실효성 있는 ‘중소기업용 감사 기준’제정을 추진하고 감사반, 중소회계법인의 직무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경쟁력 있고 차별화 한 세무전문교재와 교육과정을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회계법인 설립요건 완화 및 소형 회계법인 한정 1인 사무소 허용을 검토할 것”이라며 “상장법인 감사인 등록 요건을 완화하고 시장 수요에 부응할 수 있는 공공, 비영리부문 회계감사 준거기준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계사회의 구조 개선도 차기 회장의 과제다. 정 부회장은 “한공회가 정부 규제기관에 회원들의 의견 개진 창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 우선 ‘지배구조개선 특별위원회’를 설립해 한공회 회장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지배구조 개선 과제를 추진한다. 여기에는 회장의 특정 회계법인 및 사외이사 겸직 금지, 후보 토론회를 포함한 임원 선거방식 개선 등의 내용이 포함된다. 그는 “개별 회원의 복지는 각 회계법인의 역량이고, 한공회 차원의 복지는 효율적으로 운영해 회비 부담을 줄이는 것”이라며 “한공회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2020년 예산을 재편성하겠다”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회계산업에 대한 정계, 감독기관의 입장 등을 해결하기 위해 회계사의 일치된 목소리가 절실하다”라며 “35년간 대형 회계법인에서 고객 서비스 책임자로 일하며 경험한 수 많은 실무를 바탕으로 회계산업 전체를 위한 상생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