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출 규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쇼크 등으로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올 3월 거래 건수가 단 2건에 불과했다. 실거래 건수가 4월에는 8건으로 늘더니 5월에는 신고기한이 한 달여 남았지만 벌써 2배 가까운 14건을 기록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15억원을 넘는 초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도 4~5월 들어 연초보다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집값이 떨어진 틈을 이용해 이른바 초고가 단지의 절세용 초급매 매물을 현금부자가 쓸어담은 것이다.
2일 서울경제가 서울시 아파트 거래현황을 분석한 결과 5월 실거래 신고 기한이 한 달여 남은 가운데 강남 3구는 물론 마포와 용산구 등 주요 지역의 5월 거래 건수가 이미 4월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 지역의 절세용 초급매 거래가 4월은 물론 5월에 더 활발히 이뤄진 것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아파트값이 제일 비싼 강남구에서 절세용 초급매 거래가 더 활발히 이뤄졌다는 점이다.
◇은마 거래, 4월 8건에서 5월 14건=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4월과 5월 서울 강남구에서 계약된 아파트 매매는 각 146건과 154건이다. 5월은 이미 4월을 넘어섰다. 1월 거래량이 131건인 점을 감안하면 거래절벽 속 적지 않은 거래량이다. 대표적인 단지인 대치동 은마의 경우 실거래가는 큰 변화가 없지만 거래 건수는 3월 2건, 4월 8건, 5월 14건 등이다. 특히 강남구는 3월 137건, 4월 146건 등으로 최근 들어 거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단순히 거래량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15억원을 넘는 대출 불가 ‘초고가 아파트’가 거래된 비중도 더 늘었다. 서울경제가 직방에 의뢰해 올해 강남구 아파트의 가격대별 거래량을 분석한 결과 1월에 거래된 15억원 초과 아파트 매매 건수는 55건으로 전체 거래(136건)의 41.6% 수준이었다. 반면 4월은 99건으로 67.8%, 5월은 현재까지 92건으로 66.1%에 달해 1월보다 그 비율이 훨씬 높았다.
전문가들은 강남구 아파트 가격이 한창 떨어지던 4~5월에 아파트 거래량 및 초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이 더 늘어난 것은 절세용 급매물이 급증한 데 따른 현상이라고 해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런 현상의 원인은 ‘급매물’이라고 본다”며 “해당 기간 ‘반짝 급매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요 지역도 5월 절세 급매 거래 많아=이 같은 현상은 강남구만이 아니다. 강동구의 경우 4월 거래 건수가 126건이었으나 5월에는 현재까지 148건을 기록하고 있다. 마포구도 이 기간 63건에서 66건, 서초구도 92건에서 98건, 송파구도 131건에서 141건으로 늘었다. 용산구도 3월에는 31건에 불과했으나 5월에는 벌써 55건을 기록하고 있다. 이른바 서울에서 초고가 아파트가 많이 몰려 있는 지역에서 5월에 절세용 초급매 거래가 4월보다 더 활발히 이뤄진 것이다. 한 예로 송파구 잠실동 엘스의 경우 거래 건수가 4월에는 10건에 불과했으나 5월에는 이미 16건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강남권 아파트값은 5월 들어 계속 낙폭을 줄이고 있다. 절대적인 거래량은 적지만 대출이 불가능한 절세용 초급매에 수요자들이 제법 몰린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추이가 절세용 초급매 증가에 따라 발생한 반짝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집값 전망에 대해 대다수 전문가들은 약보합세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고가 주택 거래가 늘어난 점을 고려해 강남 집값이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