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순환매 탄 '정·화·조' 2,100선 이끄나

[코스피 1.07% 올라 2,087]

카타르發 LNG선 수주 협약 영향

삼성重 18%·대우조선해양 14%↑

국제유가 안정세에 정유株 꿈틀

업황회복 기대로 화학株도 강세




카타르발 대규모 수주 소식에 조선주가 일제히 급등했다. 산유국들의 감산 협의가 앞당겨지는 등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찾자 석유제품 가격이 회복될 조짐을 보이면서 정유주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화학주들도 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업황 회복 예상으로 반등 조짐이 보이면서 정유·화학·조선 등 한국의 전통 제조 대표주들이 증시의 순환매 장세를 이끄는 모습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중공업(010140)대우조선해양(042660)은 전 거래일보다 각각 18.27%(910원), 14.41%(3,450원) 급등한 5,890원과 2만7,400원에 장을 마쳤다. 현대미포조선(010620)한국조선해양(009540)도 각각 3.32%, 6.4% 올랐으며 HSD엔진(082740)(8.11%), 세진중공업(075580)(6.68%) 등도 급등하는 등 조선기자재 종목들도 강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1.07%(22.11포인트) 오른 2,087.19까지 상승하며 어느덧 2,100선을 바라보는 가운데서도 조선주들의 급등세는 돋보였다.

조선주의 강세는 ‘카타르발 잭팟’ 소식이 이끌었다. 카타르페트롤리엄(QP)이 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과 함께 액화천연가스(LNG)선 건조공간(슬롯) 확보 협약을 맺었다고 발표한 영향이다. 아직 정식 발주 전 협약 단계지만 100척 이상의 규모인 것으로 알려진 이번 프로젝트가 불황 탓에 수주 부진을 겪고 있는 국내 조선사에 단비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를 급등시켰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협약은 사전계약으로 실제 선박 수주로 이어질 경우 사업 규모는 23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 조선 발주가 지난해보다 61.6% 급감한 상황에서 대규모 수주의 길을 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전통적으로 한국의 주력산업으로 꼽히는 정유·화학업종도 최근 긴 소외에서 벗어나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정유주들은 지난 3월 국제유가 급락 영향으로 주가가 곤두박질한 후 반등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를 당했다. 하지만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선까지 오른데다 다음주 열리기로 한 OPEC+ 회원국들의 감산 관련 협의가 4일로 당겨졌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정유업종 대장주인 SK이노베이션(096770)은 지난달 25일 이후 20% 가까이 상승했다. 특히 한동안 마이너스를 기록하던 정제마진이 플러스로 돌아선 데 이어 최근에는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도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실제로 1일 미국 휘발유 가격은 배럴당 44.8달러로 4월 말과 비교해 50% 이상 상승했고 유럽 경유 가격도 41.1달러로 같은 기간 30% 이상 올랐다.



화학업종 역시 경제활동 재개 기대감과 저유가에 따른 비용 감소 등이 부각되고 있다. 지난주 초와 비교했을 때 롯데케미칼(011170)은 3.8% 올랐으며 대한유화(006650)(3.2%), 한화솔루션(009830)(6.6%), SKC(011790)(11.6%) 등이 강세를 보였다. 나프타분해설비(NCC) 업체보다는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다운스트림 업체가 상대적인 강세를 나타냈다.

정유·화학·조선주들이 호재를 통해 강세를 보이면서 이들이 국내 증시의 순환매 장세를 이끌어가는 모습이다. 실제로 코스피200 에너지·화학업종지수는 지난달 25일 이후 7.1% 상승했으며 코스피200 중공업지수는 20.8% 급등했다. 대표지수인 코스피200지수(6.3%)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혜주로 분류됐던 헬스케어주의 상승률(3.1%)을 웃돌았다.

하지만 증권가 일각에서는 최근 코스피지수를 이끌고 있고 단기적으로는 주가 강세가 예상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중장기적으로 이런 추세가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의구심도 나타내고 있다.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큰 만큼 여전히 불확실성도 높다는 이유에서다. 조선업의 경우 이번 협약 체결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속되는 ‘수주 가뭄’을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있으며 정유·화학업종은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여전히 크고 생산제품의 수요가 앞으로 더 증가해야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배세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은 구간으로 판단하고는 있지만 이미 LNG선 발주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라며 “비LNG선의 발주가 회복돼야 조선업종 주가의 추세적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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