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청약 광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강력한 전매제한이 적용되는 공공택지 분양에 수만 명이 몰렸다. 시세보다 수억 원이 저렴한 로또 청약 앞에서 5~6년의 전매제한 기간도 무용지물이다.
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날 1순위 청약을 접수한 경기 화성시 ‘동탄역헤리엇’의 경우 375가구 공급에 5만6,047명이 신청했다. 평균 경쟁률은 149.5대1에 달했다. 최고 경쟁률은 전용 97㎡A의 기타 경기 지역 접수에서 나왔다. 4,527명이 신청해 1,633.4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 단지는 동탄 2택지개발지구에 공급되는 아파트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됐다. 전용 97㎡ 기준 분양가가 4억4,700만~5억6,300만원 수준으로 책정돼 주변 시세 대비 반값 수준이다.
같은 날 특별공급을 접수한 하남 감일지구의 ‘하남감일한양수자인(조감도)’ 또한 열기가 뜨거웠다. 특별공급 결과를 보면 219가구 공급에 4,929명이 몰려 22.5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특히 신혼부부 특별공급에는 102가구 모집에 3,998명이 통장을 던졌다. 앞서 우미건설이 지난 5월 위례신도시에서 1순위 접수를 한 ‘위례신도시 우미린 2차’도 369가구 모집에 4만2,457명이 청약을 신청해 평균 115.1대1, 최고 854.6대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들 공공택지 아파트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만 전매제한 등 규제가 매우 까다롭다. 동탄역헤리엇의 경우 6년, 하남감일한양수자인은 5년 동안 전매가 제한된다. 위례 우미린 2차는 전매제한이 10년이다. 이 같은 규제에도 불구하고 반값으로 책정된 분양가로 인해 수억 원의 시세차익을 노리는 청약 수요가 대거 몰리고 있는 것이다.
공공택지 아파트 가점도 고공행진이다. 4만여명이 몰린 위례 우미린 2차 당첨자의 최고 가점은 79점에 달했다. 해당 가점은 만점(84점)에서 딱 5점 모자란 값으로 부양가족 5인, 무주택·청약통장가입기간 15년 이상이어야 받을 수 있다. 단지 최저 가점은 53점으로 전용 102㎡A와 102㎡B 당해 지역에서 나왔다.
한편 정부는 청약 열기를 막기 위해 실거주 의무기간 부여, 전매제한 기간 연장 등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오히려 더 센 규제가 나오기 전에 분양받으려는 수요만 늘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규제가 더 강화되기 전에 너도나도 청약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